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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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김정은 친서 받은 사실 공개 (PG)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사실이 공개된 것은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하노이 노딜’ 이후 3개월여간 북미간 교착·긴장국면이 이어져 온 가운데 ‘세기의 담판’으로 불려온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기해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친서 외교’를 통해 중대 돌파구가 극적으로 마련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김정은으로부터 방금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면서 "나는 관계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며 친서 수령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나는 어제 받은 친서로 인해 이제 그걸 확인할 수 있다"며 "그리고 나는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론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개최 시기에 대해선 ‘추후에’라고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과의 추가 회담에 대한 계획이나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추후 어느 시점에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러는 사이 그는 약속을 지켰다"면서 "핵실험이 없었으며, 대형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 그가 유일하게 발사한 건 매우 단거리였다. 그것은 단거리 (미사일)의 실험이었다. 그건 완전히 다른 일"이라며 지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모라토리엄(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약속’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핵실험도, 중대한 미사일 실험도 없었다. 내가 처음 취임했을 때에는 엉망진창이었다"라고 전임 오바마 정권 때와 거듭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시 한번 말하건데 그가 보낸 친서는 아름다운 친서였다. 그것은 매우 따뜻한 친서였다. 그것은 매우 멋진 것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의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설과 관련해서도 "그의 이복형에 관한 CIA 관련 정보를 봤다"며 "나는 내 재임 기간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에게 말할 것이다. 확실하다"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말하겠다. 나는 북한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김 위원장)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북한은 그의 리더십 아래에서…"라면서 "북한은 그 주민들이 훌륭하며 땅이 훌륭하며 러시아와 중국, 한국 사이에서 위치도 믿기 힘들 정도로 좋다"고 북한의 지리적 입지 조건을 거듭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김 위원장의 친서전달을 계기로 두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내세워 현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톱다운 대화의 문을 열어두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되나, ‘추후 어느 시점’이라고 언급한 점에 비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해온 ‘빅딜론’의 연장선 상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먼저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최고재무책임자(CFO) 네트워크 행사에 참석,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에 "전적으로 가능하며 정말로 김정은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친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그리고 추후 어떤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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