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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수 사태. /사진 = 연합뉴스

보름 가까이 이어진 ‘적수(赤水) 사태’로 어렵게 생산된 수십만t의 수돗물이 무용지물이 됐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의 손실 규모와 피해 주민들의 피해보상액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상·하수도 요금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 동안 풍납원수가 아닌 팔당원수를 사용하는 남동정수장과 수산정수장에서 서구지역 약 50만 가구 등에 수돗물을 공급했다. 같은 날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에 대한 정기적인 전기시설물 점검이 있어 풍납취수장에서 원수를 받는 공촌정수장의 가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어서다. <관련 기사 4면>

상수도본부는 이날 10시간 팔당취수장에 받아 온 원수를 정수처리해 남동정수장에서 10만t, 수산정수장에서 20만6천 t 등 총 30만6천t의 수돗물을 서구와 중구 주민들에게 공급했다. 하지만 이 물에 원인 미상의 이물질과 불순물이 섞이면서 서구와 중구 일대에 붉은 물이 공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수도본부가 수계 전환을 하지 않고 댐 용수인 풍납원수를 썼다면 1㎥(t)당 52.7원, 약 1천612만6천200원에 원수를 취수할 수 있었지만 이날 팔당원수(1㎥(t) 당 233.7원)를 사용함으로써 5천526만 원이 비싼 총 7천152만2천200원의 원수 요금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수비용 등을 더하면 상수도본부의 손실 규모는 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상수도본부는 또 이날 현재까지 수질 안정화를 위해 수돗물 방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각 가정에서 수도꼭지를 틀고 하는 자발적인 방식과 상수도본부의 비상가동반이 지역별로 있는 소화전을 열어 놓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소화전을 통해 방류된 수돗물은 8만3천800t으로 집계됐다. 1t당 생산원가가 688.73원인 점을 감안하면 5천771만 원이 증발한 셈이다.

각 가정이나 산업체에서 방류된 물의 양은 미집계된 상태다.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서구와 중구지역 인구의 절반(30만 명)이 붉은 물 피해를 입어 수돗물을 버렸을 경우 추정 피해액은 9억 원 정도에 이른다. 인천시민 1인당 1일 급수량은 0.343t이다. 시는 주민 피해 복구와 보상 등을 위해 상수도본부의 예비비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최근까지 접수된 적수 피해 민원은 서구·중구 등지에서 1만 건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시는 서구에 3억 원, 중구에 2억 원의 긴급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본부의 손실 규모나 주민 피해 규모, 지역 등에 대해 현재 사태 수습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추산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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