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라짜로
127분 / 드라마·판타지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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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것 같은 아름다운 이탈리아 시골 마을 인비올라타. 이곳에는 ‘라짜로’라는 순박한 청년이 산다. 그는 이웃들과 함께 마을의 지주인 ‘후작 부인’의 담배 농장에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라짜로는 요양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와 만나게 되고 둘은 우정을 쌓아간다.

 탄크레디는 고민이 있다. 마을의 농부들에게 가혹하기 이를 데 없는 어머니 후작 부인 때문이다. 어머니를 혐오하고 자유를 갈망한 탄크레디는 결국 자신의 납치극을 꾸며 마을을 벗어나기로 결심하고 라짜로는 그런 그를 돕게 된다. 하지만 납치 신고로 마을을 찾은 경찰에 의해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라짜로는 홀로 남게 된다.

 ‘행복한 라짜로’는 이탈리아 벽지 인비올라타 마을의 담배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독특한 소재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 영화에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도라 역을 맡았던 니콜레타 브라시가 악역으로 출연해 눈길을 끈다. 니콜레타 브라시는 담배 농장을 소유한 가혹한 지주 알폰시나 데 루나 후작 부인 역을 맡아 놀라울 정도로 차갑고 냉정한 연기를 선보인다. 첫 악역을 맡아 전혀 다른 면모의 색다른 연기를 펼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또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의 총제작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197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택시 드라이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 빛나는 ‘성난 황소’(1980), 갱스터물의 걸작으로 알려진 ‘좋은 친구들’(1990),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열연이 돋보였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 등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 냈다.

 특히 그가 총제작을 맡게 된 경위가 특이하다고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행복한 라짜로’가 완성된 이후 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은 올해 봉준호 감독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호명될 때 눈물을 흘리며 감격한 사실이 알려져 유명해졌다. 그는 이번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 9명 중 한 명이었다.

 ‘행복한 라짜로’도 칸 영화제 수상작이다. 제71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은 물론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제54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제4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51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제90회 미국비평가협회상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많은 호평과 수상이 이어졌다. 이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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