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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국 인천대학교 산학협력중점교수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와도 우리나라에서는 명문대학의 간판이 여전히 유효하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내 자녀가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는가와 관계없이 명문대를 진학했으면 좋겠다. 의사와 변호사 같은 직업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여전히 인기직업일 것이다’ 라는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34.6%로 응답했다.

 반면에 ‘앞으로는 명문대를 가도 좋은 직업을 갖기는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제도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미래지향적이지 않으며 대학입시제도는 4차 산업혁명의 적응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제도다. 내 자녀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면 남들과 다른 교육을 시킬 용의가 있으며, 심지어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용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긍정적인 시각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65.4%로 조사됐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볼 수 없다는 조사 결과이다.

 이 응답 내용 중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대학 교육은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로 변화 및 발전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44%에 이른다. 지금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창의성 교육 등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창의성이라는 개념 안에는 현장 문제 해결이나 직무수행 능력, 그리고 미래의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내포돼 있다. 창의적인 능력은 이론적인 지식만이 아니라 지식의 응용과 융합, 그리고 원리에 대한 현실 적응 능력이 아니고는 갖출 수 없다. 과거로부터 전수돼 오는 지식만을 나열하거나 단순하게 연결하는 능력을 가지고는 미래시대에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창의성 교육이란 미래 숙련기술 획득을 위한 기초적인 교육훈련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 Big Data, 3D Printing, VR/AR, Wearable Device, Bio/IT sensors, Block Chain, Clouding 등의 기초적인 기술과 이의 응용기술인 로보틱스, 자율주행 자동차,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스마트공장, 핀 테크, 플랫폼 서비스 등은 기초지식을 모아 지혜로 구축될 경우에 나타나는 성과이다.

 지금 대학에서는 현장실습이라는 과목으로 기업이나 기관 현장에서의 직무수행 훈련을 통해 사회 진출을 위한 준비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도 방학 기간을 이용해 기업이나 기관에서 2개월 미만의 실습이 있었으나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다. 적어도 4개월 이상 해 봐야 직무를 충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혼자 해결이 곤란한 업무를 선임자들의 도움으로 풀어가게 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업무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과정이다. 전국 38개 4년제 대학에서는 ‘IPP형 일학습병행’ (Industrial Professional Practice) 제도를 운영 중이며 장기 현장실습과 일학습병행제를 포함하고 있다.

미래사회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의 일학습병행은 이미 많은 기업에게 알려져 있으며 이를 활용해 자기 삶의 궤적을 다듬어 가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에서 2002년부터 시작한 국가직무표준 NCS(National Competence Standard)는 기업이나 공기업 입사의 기준이 되며 이를 이용한 블라인드 채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학력이나 혈연, 스펙 쌓기를 배제하고 직무 수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가가 채용의 핵심이다. 직무 수행 능력이란 능력 중심 사회, 4차 산업혁명 사회로 가기 위해 절대로 필요한 자질로 책상에서 획득할 수는 없다.

 대학 4년 동안 직무 수행을 훈련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과의 차이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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