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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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지사기
한재웅 변호사/국세심사위원
  • 기호일보
  • 승인 2019.07.01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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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재웅 변호사
변호사로 일하면서 흔하게 접하는 형사사건이 사기사건이다. 여러 사기사건을 접하다 보면 일정한 패턴이 보이는데 그 중 가장 특이한 것이 ‘폰지사기’이다. 폰지사기는 1920년대 미국의 찰스 폰지(Charles Ponzi)라는 사람이 벌인 사기수법으로 유명해져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찰스 폰지는 국제우편쿠폰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고액의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실제로는 사업소득이 아니라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면서 규모를 키워 단기간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이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투자자들이 원금 반환을 요구하자 범행 수법이 발각돼 구속됐다.

 이와 같이 폰지사기는 명목상의 사업을 구실로 투자를 유도하나 실상 새로운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고, 이를 미끼로 재투자와 신규투자를 유도해 규모를 늘려가다가 어느 순간 도피하거나 수익을 은닉하는 사기 수법이다. 폰지사기는 돈을 투자하면 일정한 기간 동안 실제로 약속한 고율의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유혹에 빠지기 쉽고, 수익성이 좋다고 생각한 피해자들 스스로 주변에 투자를 권유하면서 전파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직접 처리했던 사례 중 하나는 ‘유사 휘발유’ 공장을 운영한다고 속여 주변 사람들에게 수십억의 피해를 준 경우가 있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수년 동안 적지 않은 수익금이 지급되자 사기꾼을 믿고 계속 돈을 투자했다. 수익금으로 받은 돈도 대부분 재투자를 하게 됐다. 그동안 사기꾼은 백화점의 최고등급 고객이 될 정도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고 피해자들은 사기꾼이 도피를 시도한 뒤에야 실체를 알게 됐다.

 폰지사기의 핵심은 사기꾼이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사업으로는 사기꾼이 보장하는 안정적인 고수익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에 앞에 든 사례와 같이 불법적이지만 그럴듯한 사업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위 사례 이외에도 외국인 대상 성인게임장이나 불법 대부업 등을 구실로 투자받은 사례가 있었고, 자신이 재벌 회장들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비밀 조직의 전직 구성원이라고 하거나 외환거래 전문가라고 하는 등등 기상천외한 거짓말들이 동원된다.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반신반의 하면서 투자했다가 약속한 수익금이 지급되면 점차 사기꾼을 신뢰하게 되면서 투자금액을 늘려갔다.

 폰지사기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 되는 사기수법이다. 미국의 경우 아주 흔하고 정형화된 사기수법의 하나로 간주되며 1997년 알바니아에서는 전 국민의 60%가 피해를 입어 유혈사태까지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기라고 하는 조희팔의 사기사건이 폰지사기 수법이었다. 한편 재밌는 것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 비판적인 입장은 가치의 실체가 없다는 점에서 실상 폰지사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폰지사기는 조희팔 사건과 같이 큰 규모로도 진행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작은 계모임 같은 규모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시중의 금리나 시장의 상황에 비춰 너무나 많은 수익금이나 이자를 준다고 하면서 투자를 권유할 경우 우선 의심할 필요가 있으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피해자들이 많은 수익금을 받고 있다고 주변에 권유하는 경우도 많다. 수익금으로 돈을 지급했다가도 곧바로 재투자를 유도하는 것도 폰지사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또, 폰지사기는 명목상의 사업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사업에 대해서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 사기일 확률이 높다. 투자회사나 재테크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해 투자를 유도하면서 조직적으로 범행을 계획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확실하지 않은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폰지사기는 단순하지만 교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구조이고 다양하게 변형되고 있어 부지불식 사기에 당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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