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대체식을 배식받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아침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빵 하나가 점심을 대신하기에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점심시간. 수원 A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은 학교가 제공한 대체급식 식단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A초교는 전체 12명의 조리실무사 가운데 9명이 3일간 총파업에 참여하자 이날 학생과 교직원 1천600여 명분의 머핀과 오렌지주스, 바나나, 수제 소시지로 구성된 대체급식을 마련했다.

평소 교내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던 학생들은 각 교실로 제공된 대체급식을 각자 집에서 직접 챙겨 온 식판 등에 담았다.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먹는 학생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A초교는 총파업이 끝나는 5일까지 간편식으로 대체급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첫날부터 경기도내 각급 학교에서는 급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파업 참여자는 도내 전체 2천260개 교(병설유치원 포함) 가운데 57.8%인 1천308개 교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6천279명(전체 3만6천296명의 17.3%, 오후 4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대체급식을 실시한 학교는 전체 학교의 26.1% 수준인 590개 교에 달했다. 34개 교는 단축수업 및 재량휴업을 실시했으며, 255개 교는 정기고사로 인해 급식을 운영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경우 45개 교가 합반 또는 단축수업 등을 실시했으며, 유치원 방과후과정(돌봄 포함)도 87곳에서 축소 운영됐다.

도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미리 관련 대책을 마련해 다행히 큰 혼란은 없었지만 학부모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A초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평소 아이의 소화계통이 좋지 않은데다 무더위로 음식이 상할까 우려돼 도시락을 싸 줄 수도 없어 아이를 데리러 왔다"며 "특히 3일 내내 대체급식이 이뤄져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파업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선 학교들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업 둘째 날인 4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원 곳곳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와 행진이 열릴 계획이어서 ▶화성행궁 사거리∼창룡문 사거리 ▶영화초교 사거리∼북중사거리 ▶창훈사거리∼북중삼거리 ▶중동사거리∼장안문로터리 ▶장안문로터리∼창훈사거리 구간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될 예정이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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