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반바지 패션쇼’가 열린 8일 수원시청 로비에서 시청 공무원과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들이 다양한 반바지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 ‘즐거운 반바지 패션쇼’가 열린 8일 수원시청 로비에서 시청 공무원과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들이 다양한 반바지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대세에 맞춰 앞으로 반바지 패션을 준비하겠습니다."

8일 오후 2시께 수원시청 본관 1층 로비. 평소와 다르게 로비를 가로지르는 워킹용 카펫이 깔리고, 로비를 꽉 채울 만큼인 300여 명의 직원들이 운집했다. ‘즐거운 반바지 패션쇼’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이다.

시는 이곳에서 직원들의 반바지 복장을 정착시키기 위해 ‘반바지 패션쇼’를 개최했다. 반바지는 경직된 공무원 사회의 복장문화를 바꾸기 위해 시가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패션이다.

패션쇼에 참여한 모델은 총 22명으로, 길영배 문화체육교육국장과 이상균 언론담당관을 비롯한 남녀 공무원 12명과 수원시체육회 소속 조정·배구선수 10명이 참여했다.

패션쇼는 정장·근무복·체육대회·단합대회 등 4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에 반바지를 조합해 선보였다. 복장은 수원여자대학교 김경아 패션디자인과 교수의 총괄 아래 실용성과 멋짐을 모두 잡기 위해 정해졌다.

관객들은 워킹이 시작되자 직장 동료인 모델들의 사진과 이름을 적은 팻말과 현수막을 흔들었으며,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응원의 함성을 쏟아냈다. 특히 매일 같은 책상에서 만나는 동료들의 평소 볼 수 없는 진지한 표정과 몸짓에 직원들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참여 직원들은 패션쇼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 리허설과 워킹교육까지 받으며 모델로서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남성 조정선수들과 운동으로 다져진 여성 배구선수들의 반바지 패션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시 다문화정책과 이수영(26)주무관은 "같은 부서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패션쇼를 관람했다"며 "오늘 선보인 반바지 스타일들이 매우 마음에 든다. 앞으로 여름에는 반바지를 입는 남성 직원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의 여름철 반바지 착용 권장은 지난해 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반바지 착용을 희망한다는 글이 게시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글을 본 염태영 시장이 공식 행사에 반바지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복장 혁신을 개시한 바 있다. 이날 염 시장과 조명자 시의회 의장도 행사를 찾아 반바지 착용 모델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염 시장은 "지난해 수원시 한 공직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반바지 혁신’이 지금에 이른 건 이러한 혁신을 훈훈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 덕분"이라며 "이번 패션쇼는 우리 시가 나아갈 방향을 의미한다. 앞으로 시민 위주의 의정 혁신과 행정효율화를 공직자,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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