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이상의 사물을 서로 섞거나 어울려 하나로 합한다는 의미의 단어, 바로 ‘융합’이다. 이 융합이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 중소기업들의 돌파구 방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 중소기업들도 기업 간 어울림, 융합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각자 다른 분야의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매칭, 융합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 비즈니스모델 창출 등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간 어울림의 연결고리 역할 중심에는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있다. 도와 경과원이 수년째 추진 중인 ‘중소기업 비즈니스 융합성장 지원사업’이 그 연결고리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개척하기 힘든 일을 2개 이상 기업이 협업과 융합을 통해 제품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는 6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협업매칭 지원’과 ‘과제사업화’를 추진한다.

 협업매칭 지원은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협업사업 요소 발굴, 융합 R&D과제 도출 등을 도모하는 것으로 총 33개 업체를 대상으로 업체당 200만 원 한도에서 지원이 이뤄진다.

 과제사업화는 산학 또는 기업 간 우수 협업·융합 과제를 대상으로 실제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으로, 총 20개 업체에 대해 업체당 협업과제 2천만 원, 융합과제 3천만 원 한도에서 지원한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새로운 기술이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해져 세상에 없던 기술을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기업 성장을 촉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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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니스 융합 지원으로 개발된 제품들.
#융합을 통한 신제품, 신기술 개발과 신시장 진출

 중소기업 비즈니스 융합성장 지원사업의 핵심은 중소기업 간 지식과 기술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업 초기 경과원은 ‘경기도 중소기업 지식·기술 융합촉진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통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당시 중소기업들은 ▶정보교류 ▶신뢰할 만한 파트너 관계 구축 ▶융합제품 중심의 시장개발 등을 요구했다.

 이에 경과원은 ▶융합생태계 구성 ▶융합 기술개발 및 제품 사업화 ▶융합제품 시장 개척 ▶융합 활동 촉진을 우선 추진 과제로 정했다.

 매칭을 통해 양질의 사업을 확대했고, 지원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또 기업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늘렸다.

 현재 이 사업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융합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융합 시너지 효과 톡톡

 경기도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15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까지 총 34억 원을 투입해 협업매칭 및 과제사업화 등 325곳을 지원해 882억 원의 매출증대와 289명의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수혜 기업인 ㈜류진랩은 ㈜코보트와 파트너로 융합과제에 참여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LIPS 광학엔진을 적용한 대면적 레진 3D 프린터 프로토타입’ 개발에 성공했다. LIPS 방식은 레이저 또는 프로젝션 방식의 레진 3D 프린터와 비교해 저비용으로 대면적 출력이 가능하다. 또 한 번에 많이 만들 수 있고, 출력 시간도 단축할 수 있어서 높은 생산성이 장점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 이후 유럽 최대 3D 프린터 전시회인 독일 Formnext에 참가해 판매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3D 프린터 산업계의 혁신 및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세소와 지티에스엠도 실시간 반도체 공정 상태 진단을 위한 웨이퍼형 갭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동안 해외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공정 측정장비의 국산화를 이룬 것으로 이번 융합과제를 통해 1억7천500만 원의 매출 증가 및 고용창출, 국내외 특허출원 2건이란 성과를 올렸다.

 최근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이 반도체 기판 제조 등에 쓰이는 첨단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한 것과 관련해 국산화 추진에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2017년에는 나라엔텍㈜과 일호산업이 지진에 저항 가능한 중저층 구조물용 무모르타르 조립식 콘크리트 블록시스템을 개발했다.

 나라엔텍㈜은 내진블록 복합 시스템의 역학적 특성분석 및 설계를 맡았고, 일호산업은 국내 영업망 추진 및 샘플 현장 구축, 섭외 등을 담당했다. 그 결과 국제특허출원(러시아, 중국)은 물론 국내 특허출원 2건, 디자인출원 1건의 성과를 올렸다.

 같은 해 ㈜세이프인과 한국제어기술도 가상현실 지진체험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전국 초·중·고 및 관공서에 납품하고 있다.

 2016년에는 ㈜신진스틸과 ㈜가람디자인컨설팅이 협업해 가상공간에 증강현실을 위한 GTM(Goods to Man, 물건이 사람에게 오는 방식)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스토리포유와 ㈜씨스포도 IOT 기반의 입출고 및 재고관리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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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대교육실에서 진행된 2019 중소기업 비즈니스 융합성장 지원사업 융합전문가 양성교육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대응, 타 업종과 협력에서부터 출발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이들이 ‘정보기술(IT)과 다양한 산업 간의 융합’이라 말한다. 인공지능인 IT와 자동차라는 기계가 융합한 자율주행 자동차나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등이 대표적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 경기도와 경과원은 중소기업 혼자서는 어려운 기술개발, 시장조사, 마케팅 등 상호 협업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성장을 도모하고 또한 창조적 아이디어의 사업화로 산업 간 융합을 이끌어 혁신과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에 도와 경과원은 중소기업 비즈니스 융합성장 지원사업을 통해 도내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업종 간 융합·협업을 도모하도록 자금과 컨설팅 등 다각적인 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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