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터전이자 꿈을 키워 나가는 서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고 합니다. 서구는 수도권매립지 종료나 소각장 폐쇄, 인천시 제2청사 등 어느 지역보다 크고 작은 현안이 많지만 주민들이 생각을 모으고 힘을 합친다면 매듭이 하나씩 풀릴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부족한 힘이지만 열심히 참여하고 토론하면서 방법을 찾는 데 힘이 되겠습니다."

 인천 서구발전협의회(서발협) 김재운(36)부회장의 각오다. 서구지역 대표적 시민단체인 서발협의 쟁쟁한 멤버들로 구성된 부회장단 내에서도 최연소 부회장이다. 그런 만큼 포부도 당차다.

 장년층 중심으로 구성·운영되는 서발협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만 지역 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구지역으로 한정됐던 서발협의 활동 영역을 인천 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김용식 회장과 함께 동분서주다. 수도권매립지 종료뿐 아니라 인천 전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인천경실련을 비롯한 여타 지역 시민단체들과 보조를 맞추기도 한다. 토론회 공동 개최와 공동 성명서 발표가 그것이다.

 그가 서발협 활동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도 김용식 회장의 힘이 컸다. 그에게 김 회장은 할아버지뻘이지만 서발협 내에서는 친형처럼 그의 뒤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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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김 부회장은 인천지역 자동차 정비업계에서 최고의 정비공장 중 하나인 ‘1급 자동차정비공업사 ㈜태양모터스’ 사장이다. 현재 자동차협동조합 이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특유의 친근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천 자동차 정비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가 정비업계에 입문한 것은 아버지 때문이다. 도장기술자이면서 작은 정비업소를 운영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홀로 업소를 지켰던 어머니를 도왔던 게 계기였다. 고2 때였다. 아버지는 짧은 투병 끝에 그가 군에 입대한 후 얼마 안 있다 돌아가셨다. 남의 가게가 아니라 번듯한 자신의 정비업소를 운영하겠다고 새 건물까지 준비해 놨지만 운영 한 번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지금은 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그가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아버지가 더 안타깝다.

 군 제대 후 대학(인천대)에 복학한 그는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자동차 검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자동차 정비를 인생의 방향으로 잡는다. 실무를 익혀야 했던 그는 아버지의 꿈이 담긴 건물에 정비공장을 임대 운영하던 사장의 도움으로 판금과 영업 등을 배웠다. 이때의 경험이 훗날 큰 자산이 된다. 그리고 2009년 12월, 26살의 나이로 자신의 정비공장 운영을 시작한다. 무모한 도전이었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꾸준히 사업을 키워 왔다. 매출도 많이 늘었고 어느덧 업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그렇게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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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도전

 그 사이 사업 영역도 많이 확대됐다. 그는 자동차 정비뿐 아니라 자동차 진단평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 중고차 성능 점검과 함께 자동차 튜닝 분야도 개척하고 있다. 외제차 튜닝 경인총판을 운영하고 있어 인천에서 외제차를 튜닝하려면 그를 찾아야 한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사는 것 같아요. 남들이 안 하는 자동차 진단평가사를 통해 중고차 성능 점검도 하고요. 쉽지는 않지만 외제차 튜닝은 새로운 개척 분야이기도 합니다. 외국과 달리 국내는 제도적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도전입니다."

 그가 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이 인력난이다.

 "사실 정비업소는 더럽고 힘든 3D 업종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자동차산업이 하향세인데 전기차나 수소차 등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차량들이 쏟아지니 업계가 정신을 못 차릴 정도지요. 첨단기술이 장착된 차량에 맞게 새로운 기술자가 나와야 하는데 수급하기가 쉽지 않아 걱정이 많습니다."

 어려운 일이 산더미지만 젊은 사장답게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가 직원들에게 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순간순간 센스 있게 대처하자." 어떤 어려운 상황이라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서 대처하자는 얘기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일을 하다 보면 진짜 막막한 상황을 겪게 됩니다. 도무지 해결할 방법이 없을 때 말이죠. 그런데 막혔다고 그만두거나 주저하게 되면 더 방법이 없습니다. 방법이 없으면 다른 방법을 찾고, 혼자서 안 될 때 함께 머리를 맞대면 반드시 방법이 생깁니다."

 태양모터스 사장이자 서구발전협의회 최연소 부회장인 그는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 10년이 그랬고, 앞으로 남은 세월 역시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그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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