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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가적 비상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모든 뉴스 등 언론의 관심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피해와 대책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보복과 함께 최근 러시아 전투기의 영공 침범 등 주변 강대국의 각종 압력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형국이다. 가장 큰 국가적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느낌이어서 국민적 긴장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회 여야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국가적 위기 때일수록 지도자의 단합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고 우리보다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적 침탈인 만큼 슬기롭게 극복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WTO 등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법도 아군을 늘리는 중요한 방법이고 일본의 부당성과 국제법 위반이라는 꼭지도 꼭 확인하고 알려야 하는 항목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기 전에 정치 외교적으로 우선 풀어야 하는 숙제를 정부는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가장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이 정치적인 문제를 성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 문제로 확산시킨 책임을 분명하게 알려야 하고 이번 경제 공습이 다시는 하면 안 되는 논리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물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주의로 무장한 좌우가 없는 무역도발 등을 흉내 낸 일본 아베의 경제침략이 새로운 신세계 질서라는 측면에서 앞으로 우리의 미래 비전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를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라는 것이다.

 일본발 경제 보복의 시작인 만큼 우리가 물러 수 없는 ‘강대 강’논리로 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명분도 중요하지만 일본의 피해보다는 우리가 몇 배는 타격이 크다는 것일 것이다. 또한 정치적 논리보다는 경제적인 타격은 물론 한·일 간의 상태가 한 번 갈라지면 다시는 쉽게 이전 관계로 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경제적인 문제를 넘어, 문화적 범위로 넘어서기 전에 조만간 정치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위기를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기회로 만드는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일본에 대한 종속적인 기술 사슬구조를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적 독립을 이루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을 위한 기초 소재 3가지의 문제이나 향후 백색국가 대상 제외라는 초강수를 두게 되면 우리는 1천100여 가지의 핵심 품목에 대한 심각한 규제에 놓이게 된다. 특히 배터리 분야나 자동차 분야 확산은 우리가 고민하는 핵심 분야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소홀히 했던 소재나 기초과학을 통한 원천 기술 확보나 수입·수출 구조를 다원화시키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고 이번 기회에 일본의 종속 구조를 근본적으로 탈피하는 계기로 잡자는 것이다. 쉽지 않은 전략이고 지금의 위기 극복이 어려우나 하는 김에 기술적 독립의 시작점으로 삼자.

 둘째로 미국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나 한일 간 정보보호협정 파기 검토 등 다양한 미국의 관심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주는 것은 확실히 제공하면서 대신 받을 수 있는 한일 간의 중재라는 절대적인 항목을 미국에 요청하는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일본 아베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도 절대적으로 물러설 수 없는 형국이다.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는 동기와 기회가 만들어져야 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중재안을 마련하면 이를 양국에서 묵시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물론 미국의 중재안은 우리가 만들어 줘도 되고 명분만 주면 된다. 양국의 이해할 수 있는 중재안 마련은 형님뻘인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를 중심으로 양국이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명분도 주면서 양국의 피해와 글로벌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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