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취약계층인 노인과 아동들이 유난히 습하고 더운 날씨로 여름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웃들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지역 모금기관에서 이들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실적이 저조해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으며,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여 대응해야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소득층 가구와 복지시설은 한여름 무더위에 더욱 취약하다. 에어컨을 갖출 형편이 못되다 보니 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씨에 집에 하나뿐인 선풍기를 가장 센 바람으로 돌려도 방 공기는 쉽게 시원해지지 않는다. 특히 요즘과 같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살인 폭염에 에어컨도 없이 쪽방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은 건강과 안전에 위협을 받게 마련이어서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또 부모들이 돌볼 여력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도 여름나기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센터에는 에어컨 등 냉방시설이 없어 아이들이 후텁지근한 날씨를 그대로 견뎌야 하는 실정이다.

설사 냉방시설이 있더라도 방학이 겹친 최근에는 오전부터 센터를 찾는 아이들이 몰리지만 이마저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냉방비로 쓸 예산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매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종사자 인건비도 함께 올라 사실상 전기료 등 관리비 명목으로는 거의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역아동센터를 위한 냉방비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이 같은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모금 실적 부진으로 이마저 어렵게 됐다.

폭염의 희생자는 대개가 경제적 빈곤층이나 노인과 아동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폭염과 불볕더위는 자연재해지만 그로 인한 질환이나 사망은 노력하면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폭염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홍보나 경보 발령뿐만 아니라 국가 또는 지자체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접근해야 한다. 또한 민간에서는 다양한 자원을 연계, 에너지 취약계층인 어려운 이웃들이 건강하게 한여름을 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하는 우리의 고유 전통인 공동체 정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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