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여성병원이 세계 최초로 멜라토닌이 모체와 태아의 혈류장애를 개선하고, 태아 심장과 뇌 손상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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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연 교수
13일 분당차여성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이지연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Irina Burd 연구팀과 함께 멜라토닌의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자궁 내 염증이 동반된 임신에서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임신 중기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과 투여하지 않은 군에 자궁 내 염증이 생겼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에서 자궁동맥 박동지수(PI:pulsatility index)를 비롯해 심기능, 태아 뇌의 염증 소견 등이 모두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자궁으로의 혈류 흐름을 측정하는 자궁동맥 박동지수는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했을 때 0.80으로 멜라토닌을 투여하지 않은 군 1.34보다 40.3% 낮게 나타났다.

자궁동맥 박동지수가 높은 경우 태아에게 혈류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태아 성장 지연과 뇌 및 소화기관 등의 장기 손상, 조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태아 심장의 수축과 이완 기능을 반영하는 Tei index 측정에서도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은 0.43으로 멜라토닌을 투여하지 않은 군 0.53보다 18.9% 낮게 나타나 멜라토닌이 태아의 심장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Tei index의 비정상적 증가(>0.44)는 심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하며, 태아 심기능 저하는 태아의 심장 이상 외에도 저산소증으로 인한 태아 발달장애, 뇌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뇌성마비, 발달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태아 뇌신경 염증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신경염증세포 지표 중 하나인 IBA-1의 발현을 면역형광염색법으로 비교한 결과,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은 7.84%로 멜라토닌을 투여하지 않은 군 12.42%보다 36.88% 낮게 나타나 태아의 뇌조직 내 신경염증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지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에서는 자궁 내 염증이 발생해도 조산과 태아 손상에 관련된 여러 지표들을 호전시킨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자궁 내 염증이 동반된 임신에서 모체-태아의 혈류장애를 막고, 태아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약제로 멜라토닌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리학 내분비대사학 및 신경과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저널 오브 피니얼 리서치(Impact Factor: 15.221) 7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 교수는 지난해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산과학회인 미국 모체태아의학회 제38회 연례학회에서 최우수연구자로 선정, 국내 연구자 최초로 개회식에서 발표한 바 있는 고위험 임신 치료 분야의 권위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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