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진 여주시장은 취임일인 지난해 7월 2일 현충탑 참배 후 사무 인수식과 함께 첫 번째로 ‘여주시 시민위원회 운영계획’을 결재했다. 그의 5개 분야 63개 공약 중 첫 시작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시정 운영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후 지난 1년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주시민행복위원회’는 준비위원회 운영, 조례안 상정 및 공포, 시민위원 모집 및 선정을 거쳐 올 4월 26일 공식 출범했다.

 5개 분과 79명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주시민행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개최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시민참여마을 자치 분야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대내외에 호평을 받고 있다.

 여주시 최초 시민 참여 거버넌스로 만들어진 시정자문기구 ‘여주시민행복위원회’의 설립 과정을 살펴본다.

▲ 여주시민행복위원들이 분과별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시정목표인 ‘사랑중심 행복여주’의 실천기구 ‘여주시민행복위원회’

 이항진 시장은 지난해 6월 25일 당선인 시절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주시의 쇠퇴 원인으로 힘 있고 돈 있는 몇몇 사람들의 밀실정치를 꼽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계각층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과 논의하고, 시민이 주체가 돼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여주 발전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인수위 시절부터 시민위원회 추진 방향의 기초 논의부터 시작, 인수위원을 중심으로 집행부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인사, 운영계획 논의, 시민위원회 목적 등을 준비했다.

 지난해 9월 19일 학계, 시민단체, 일반 시민, 공무원 등 11명의 준비위원을 위촉,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준비위원회는 그해 연말까지 7차례에 걸친 토론 및 유사 사례 연구 등을 통해 위원회 명칭, 분과 구성과 운영 방향, 위원회 기능, 위원 선발 방식 등을 논의하고 이를 위한 조례안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은 행정적인 지원 역할만 담당했으며, 시민행복위원회 전반에 관한 사항은 일반 시민인 준비위원들이 직접 결정하고 조례안을 마련했다.

▲ 여주시민행복위원회 출범식 모습.
#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논란을 설득

 같은 해 12월 24일 이항진 시장은 본보 오피니언 면을 통해 ‘여주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에서 이 시장은 "그동안 보수진영 시장만을 배출한 여주시가 매년 경기도 최하위권의 재정자립도를 보여 주며 발전을 가로막았던 것은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고, 시민들은 그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선택한 것"이라며 "이제 토건 중심의 도시개발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커뮤니티를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여주 발전의 초석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하는 과정에도 기존 관성에 따른 여러 편견과 논란이 일었다. 주로 SNS 등에서 "시민행복위원회가 시장을 편드는 사람들로 채워지는 것 아니냐", "또 다른 기관이 생기는 것인데 앞으로 시장은 시민행복위원회의 의견만 따르는 것 아니냐"는 등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의견들이 있었다.

 이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러 논란, 특히 온라인상에 퍼진 일부 가짜 뉴스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해명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지적사항들을 기꺼이 수용하면서 시민행복위원 모집을 철저히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입법예고를 통해 접수된 시민 의견을 반영해 자문기관의 역할을 명문화하고 공개모집 위원의 비중을 확대하는 조례안을 의회에 상정·공포했다.

 이렇듯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조례안 공포로 위원회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고 곧바로 시민행복위원 모집에 들어갔다. 시민행복위원회는 단체장 주관에 따라 인사를 선별해 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배격하고 전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모집했다. 올 2월 25일부터 3월 29일까지 한 달간의 공개모집에 총 171명의 시민이 참여해 선정심사위원회를 통해 총 79명이 선발됐다.

▲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여주시민행복위원회 출범, 시민 참여 주민자치의 새 영역 개척

 시민행복위원회는 4월 26일 워크숍과 함께 공동위원장 및 5개 분과위원장을 선출하며 공식 출범했다.

 시민행복위원회의 주요 역할은 ▶공약 이행에 대한 평가 및 환류 권고 ▶주요 정책 제안·계획·집행 평가에 관한 사항 ▶시정 주요 시책 및 현안에 관한 사항 ▶시정 조사·연구를 통한 정책과제 발굴 등이다. 5개 분과위원회를 통해 공약사항을 포함한 시정 전반에 대해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제시된 시민 의견이 시정에 반영토록 했다.

 시장과 시민대표 1인이 공동위원장으로 선정되고 교육복지, 경제일자리, 농업농촌, 문화환경, 행정자치 등 5개 분과에 각 15명씩 참여한다. 시청 국장 3명도 함께 해 총 79명으로 구성됐다.

 출범 3개월이 지난 현재 분과별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달 중 ‘공약사업 추진 시민평가 보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대전세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당시 시민 참여 마을 자치 분야에서 34개 자치단체 사례와 경합 끝에 우수상을 받은 여주시민행복위원회는 앞으로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게 됐다.

 이 시장은 "취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민선7기 공약실천계획의 우수상 수상은 매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시정목표와 비전을 담은 모든 공약사업이 시민의 입장에서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행복위원회의 소중한 의견을 담아 900여 공직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사진= <여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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