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관심이 교육에 등잔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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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관심이 교육에 등잔불을 밝힌다
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 기호일보
  • 승인 2019.08.20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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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학 제물포고 교감
우리말에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귀여운 자식도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머리가 크고 나면 자기 할 일을 먼저 챙기니 그것이 섭섭한 부모의 심정을 나타낸 말일 것이다. 현실적으론 소위 같은 지붕 아래에서 살지라도 서로를 정확하게 알 만큼 삶을 공유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은 남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매일 이별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말은 오늘날 더욱 의미가 있다. 이런 사실은 마치 ‘늑대다’라고 매번 외치는 목동에게 처음에는 가족적인 신뢰를 갖고 몇 차례 속기도 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주었지만 결국 최종 급박한 순간에는 마을 사람들이 외면했던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우리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서 학부모는 잘 안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자녀뿐만 아니라 학교에 대해서도 아는 게 많지 않다. 이것은 안타깝지만 현실을 반영한 사실적인 판단이다. 고등학교 18년까지 아이들을 품 안에서 양육해 왔지만 내 아이를 잘 아는 학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잘 안다고 착각을 할 뿐이다. 철석같이 믿었던 자녀가 학교로부터 의외의 사건에 연루돼 연락을 받으면 어떤 학부모는 ‘우리 아이는 그럴 리 없다’는 첫마디로 반응한다. 그리고는 대뜸 교사가 무슨 사연으로 자기 아이를 곤란에 빠뜨리고 차별 대우를 하는 것으로 오해한다. 결국 학부모들은 멀리서 바라보고 공교육을 비판만 하는 격이고 실제로는 교육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요즘 학부모는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무지할 뿐 아니라 자녀라는 이유로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더군다나 생활 전선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서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자할 여유조차 없다. 그래서 그 후유증이 학교 현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아이의 도벽이 그 중에 한 가지 사례이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되면 깊이 후회하기도 한다. 이른바 한 지붕 밑에서 자녀와 ‘착각의 동거’였던 것이다. 또한 자녀도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교사와 상담 시간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자녀 교육이 도처에서 발생한다.

부모는 인내와 끈기로 자녀와 대화가 필요하다. 자녀의 친구에 대한 관심과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실들을 정확하게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자녀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현재 그들의 성장과정이 어떠한지 알아 가는 것도 긴요하다. 가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경청해 보자. 한마디 말 속에 내뱉는 욕설, 과연 손꼽아 세어볼 수 있을까.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들이 어떤 식으로 지나는지도 알아보자. 학원에 다니면서 제대로 공부는 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자. 그저 학원에 다니게 하는 것만으로 부모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교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을 비롯해 자녀의 학교생활 전반에 관심을 갖고 대화해 보자. 누가 뭐래도 최고의 교사는 학부모이다. 가정교육이 돼야 학교 교육이 제대로 돌아간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필력을 통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제기하면서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삶으로 귀착시켜 말한다. 자녀와 대화, 함께하는 시간은 가족 사랑의 실천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 어두운 등잔 밑에서는 바늘을 찾을 수 없다. 가정에서는 자녀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오래 봐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예쁘고 사랑스럽다.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더 크다는 말은 허튼소리가 아니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은 교육에 등잔불을 밝힌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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