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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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드는 사람들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19.08.23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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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동시에 세상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보다 훨씬 더 큰 힘을 뿜어냅니다.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까요.

 어느 심장병 환자의 고백에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술 받기 전에 간호사가 상냥하게 내 손을 잡고서 자기 손을 꽉 잡으라고 하며 말했다. ‘내일 수술을 받는 동안 당신의 몸에서 심장이 분리되고, 오직 기계의 도움으로 생명이 유지될 거예요. 그러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심장은 새롭게 연결돼 정상적으로 기능할 겁니다. 그 다음 회복실로 옮겨져 얼마가 지나면 깨어나실 겁니다. 그러나 깨어난 다음에도 여섯 시간 동안은 전혀 움직일 수 없습니다. 볼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며 심지어 손끝하나 움직이지 못할 거예요. 당신이 그러고 계실 때 저는 당신 곁에서 지금과 같이 손을 잡고 있으면서 언제 닥칠지 모를 모든 위험을 일일이 점검하고 기록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완벽하게 해낼 겁니다."

 간호사의 이 말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환자에게 큰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을 그녀가 지켜주고 있을 테니까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환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생애에서 가장 힘겨운 순간에 그녀가 내 손을 잡고 내게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생각이 들자 그녀와 함께하는 그 순간순간들이 내게 얼마나 가치가 있고 포근한 것이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겁니다."

 생사기로에 선 저 환자의 마음을 떠올려봅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런 그에게 안도감과 용기를 준 것은 바로 그녀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이었습니다.

 「주는 것이 많아 행복한 세상」이라는 책에 첫 환자의 죽음을 마주한 초보의사의 경험담이 소개돼 있습니다.

 의사가 되어 첫 번째 환자를 맡아 온 정성을 다해 치료했지만, 환자의 상태는 더 나빠졌고 결국 죽었습니다. 자신의 첫 환자가 죽었다는 것이 그에게는 큰 좌절이었습니다.

 그는 망자의 가슴을 마구 흔들어대며 울부짖었습니다. 하필이면 내가 처음 맡은 당신이 왜 죽었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환자의 옷이 흠뻑 젖었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의사를 진정시키려던 간호사가 죽은 환자의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의학적으로는 그가 울부짖으면서 환자의 가슴을 흔들어댄 것이 심장 마사지 효과를 냈기 때문에 소생했다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의사의 피눈물 나는 정성과 사랑이 환자를 살려냈다는 겁니다.

 책의 저자는 말합니다.

 "사랑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이 기적을 가능하게 하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내 것을 내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내 것을 주면 줄수록 손해가 나는 것이 당연할 텐데, 사랑만큼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면 줄수록 내게도 더 큰 선물이 되돌아오곤 하니까요. 그 선물 중 하나가 바로 ‘수명’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위의 책에 소개된 미국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장류는 자녀를 돌보는 데 들이는 정성이 수명과 비례한다고 합니다. 침팬지의 수컷은 아기에 대해 무관심한데, 아기를 돌보는 암컷보다 평균수명이 40%나 짧고, 아기와 자주 놀아주는 수컷 고릴라의 수명은 헌신적인 암컷보다 12.5% 정도 짧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컷이 아기를 전적으로 돌보는 티티원숭이의 경우는 수컷이 암컷보다 약 20% 정도 더 오래 산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랑에는 헌신과 희생이 따르지만 충분히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례에서 보듯이 사랑은 상대를 살리는 힘으로 작용될 때 진정한 가치를 지닙니다.

 ‘나’의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서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너’의 성장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사랑이야말로 기적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사랑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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