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탁부모 홍영임(57)씨가 아이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있다.
▲ 위탁부모 홍영임(57)씨가 아이들과 즐겁게 대화하고 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사는 현승이(가명·13)는 4살이 넘도록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이혼 후 경제활동을 감당하는 아빠 탓에 2년 동안 3∼4개 시설 및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 현승이의 가슴속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심리적 불안감이 자라났다.

그런 현승이를 안아주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이가 바로 위탁부모 홍영임(57·여)씨다. 새로운 위탁아동인 은정이(가명·10)도 왔다. 은정이는 미혼모인 엄마와 자모원에서 생활했지만 엄마의 건강과 경제 문제로 가정위탁보호를 받게 됐다. 지금은 현승이와 친남매처럼 지내고 있다.

현승이는 이제 어엿한 초등학교 졸업반이 돼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 은정이도 발랄하고 인사성 바른 아이로 자라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혈연관계 없이 모였지만 홍 씨의 깊은 애정과 책임으로 아이들은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자라날 수 있게 됐다.

홍 씨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얻는 기쁨이 수십 가지가 넘는다"며 "내가 아이들을 통해 인내와 사랑을 배우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아이들이 떠나더라도 나를 자주 보기 위해 같은 동네에 살겠다고 말했을 때는 가슴이 뭉클했다"며 "세월이 흘러도 아이들이 힘든 상황이 온다면 언제든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정위탁보호제도’는 친부모가 질병·경제 등의 사정으로 직접 양육이 불가능할 때 만 18세 미만의 아동을 다른 가정에 맡겨 보호·양육하는 아동복지서비스다. 이는 양육자에게 아이를 입적하지 않고 보호 종료 후 본래 가정에 돌아간다는 점에서 입양과는 다르다. 아이가 본래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지역 내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대한 참여와 관심은 부족하다.

22일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에 따르면 2010년 가정위탁보호를 받는 아동은 654가구 859명이었으나 8월 현재 387가구 467명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혈연관계가 없는 일반가정위탁은 지난해 기준 431가구 중 54가구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조부모나 친·인척이 위탁하는 등 여전히 가족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더 많은 일반가정의 참여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는 가정위탁보호제도에 대한 관심 유도와 예비 위탁부모 모집 등을 위해 다음 달 3일 인천여성가족재단 2층에서 ‘소중한 가족, 통하는 우리’를 주제로 김창옥 소통전문가 초청 무료 강의를 진행한다. 교육 신청 및 자세한 사항은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032-866-1226)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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