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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자동차의 역사는 160년이 넘는다. 내연기관차의 역사가 130여 년이지만 그보다 앞서서 전기차가 운행됐다. 독일 등 선진국은 자동차의 역사와 함께 한 국가인 만큼 자동차 역사를 통한 다양성과 문화적 공감대가 매우 큰 국가이다. 제작사별로 자부심 강한 박물관이 즐비하고 100년 된 클래식카를 통해 과거를 찾고 이를 다시 승화시키는 작업도 하면서 신개념 사업 모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자동차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일본의 경우도 모든 제작사의 박물관을 중심으로 자사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와 자부심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른 클래식카 문화도 자동차 소비자 트렌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각종 클래식카 전시회는 물론 클래식카 퍼레이드, 복원 기술과 클래식카 부품 공급은 물론 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하게 창출돼 풍성한 자동차 문화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는 이에 비해 과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압축된 자동차 기술 역사를 바탕으로 짧은 경험하지 못한 자동차 문화로 인해 클래식카 문화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한정된 개념의 제주 자동차박물관이 있을 뿐이며, 전국 지자체별로 몇 대씩 보유하는 전시 행정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아직도 자동차박물관이 없고 현재 건축 중 본사인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내에 박물관이 예정돼 있어서 수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국내는 아예 클래식카 관련 단체도 없고 전시회도 없으며, 세미나는 물론 거래 문화도 없어서 완전 불모지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 구입된 클래식카도 정식으로 수입을 할 수 없어서 완구제품으로 들여와 번호판 하나 못 붙이고 당연히 길거리 운행도 못하는 절름발이 상태다.

 정책적인 배려도 전혀 없다. 아예 클래식카 존재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이니 관련 규정은 없다. 도리어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모든 문제가 자동차에 있는 양 마녀 사냥식으로 애꿎게 자동차를 몰다 보니 환경적인 규제만 까다로워지면서 예전 클래식카의 배기 기준으로는 지키기 어렵다. 길거리에 끌고 나올 수 있는 자격 부여 자체가 없다.

 클래식카는 20~30년 이상 된 역사적 의미나 희소가치 등 의미 부여를 한 차종으로, 가격적 측면에서 고부가가치가 있어서 일반적인 차량으로 운행하기 어렵다. 봄, 가을 좋은 날씨에 오랜만에 길거리로 갖고 나와서 상태 점검과 내구성을 검증하는 정도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 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과거는 없고 앞만 보다 보니 그나마 남아 있는 클래식카 관리는 물론 보존 상태도 심각하다. 환경 규제만 하니 클래식카는 인정도 하지 않으며, 관련 법규는 없으며, 클래식카 거래인 옥션 등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그나마 지정한 근대 문화재인 약 20점의 클래식카도 개인적으로 관리하고 지원조차 없어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지정을 하지 못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예비 근대문화재도 즐비하나 지금도 어느 구석에서 녹이 슬고 썩어가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다. 당연히 비용으로 따지기 힘든 부가가치가 높은 차종이 많다.

 클래식카 문화는 과거로만 생각하지 말고 과거의 자부심과 다양한 배경을 바탕으로 미래를 다시 보게 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과거가 없는 사회는 미래도 없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했으면 한다. 과거로의 여행이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자동차가 이러한 분야의 핵심 분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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