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폭력을 이해하고 사전 예방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 예방 리플릿을 7개 국어로 번역해 학교에 배포했다. 시교육청은 학교폭력 개념과 유형 등의 내용이 담긴 이 리플릿이 다양한 언어권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예방 역량을 갖추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구촌 시대 도래와 함께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이 커지고 한류 열풍이 아시아 각국으로 번져나가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에 의한 이주 여성 등 다문화가정이 급증하고 있어 2세 교육, 인권 문제 등이 이미 우리 사회의 관심사로 대두된 지 오래다. 특히 해마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 자녀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외모가 다른데다 아직도 우리말 표현이 서툴러 교우관계가 소원하게 되고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 이미 우리 사회와 학교는 우리와 다르다고 여겼던 사람들이 우리와 더불어 살고 함께 공부하는 시대가 됐다.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은 지금 같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가야 할 이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 이들의 교육과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의 불행이며 손실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학교폭력은 성인범죄의 전초격인데다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상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인천시교육청이 학교폭력으로부터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보호하고 학교에 적응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사회의 건강한 일원이 되도록 각종 지원책을 펴고 있음은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다만,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학교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먼저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기존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의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고, 다문화가정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물론, 인천시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요구된다. 오늘날 다문화사회로의 변화는 그 가치를 따지기에 앞서 이미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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