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몽골과 함께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암 환자의 치료 성적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며, 일본보다도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이런 놀라운 성적은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 위내시경의 효과 덕분이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 진행성 위암으로 악화돼 완치의 기회를 놓치거나 치료 이후 합병증으로 동반되는 사망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효과의 위암 검진 프로그램을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유일한 나라다. 건강한 식생활 습관을 유지함과 동시에 규칙적인 위암 검진 내시경으로 위암을 이겨낼 수 있다. 위암을 일으키는 요소와 예방법을 알아본다.
# 내시경 꾸준히 받으면 더욱 효과적
2002년부터 국가 검진 위내시경을 받은 1천658만여 명의 40세 이상 한국인 남녀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위내시경을 한 번 받은 경우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40% 감소했다. 두 번은 68%, 세 번은 81% 등 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감소했다. 위암 검진 프로그램의 꾸준한 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결과다.
그렇다면 위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소와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사람의 위 점막에서 발견된 나선형의 세균으로 점막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 균은 여러 소화기 질환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은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지 않으면 약 60~80%에서 재발하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재발률이 5% 이하로 낮아진다. 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3배가량 높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는 헬리코박터균을 1등급 발암물질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영·유아 때 감염돼 평생에 걸쳐 위벽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을 가진 성인이 제균 치료를 통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명확한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제균 치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가 사용되는데, 그로 인한 두통이나 오심, 설사, 소화불량, 부정맥, 허혈심장질환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위·십이지장궤양, 변연부 B세포 림프종, 내시경 절제 후 조기 위암 등의 경우에만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나 치료를 추천하고 있다.
# 짠 음식, 탄 음식
짠 음식은 위 점막에 손상을 주고 여러 가지 생화학적 변화를 통해 위 내에서 여러 가지 발암물질의 독성을 강화시킨다. 실제 소금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50~8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탄 음식 역시 좋지 않다. 담배도 발암물질인 질소아민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위암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술이 직접 위암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위암의 예방
아직까지 위암의 발생을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많은 연구를 통해 위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생활양식과 음식 섭취 습관 정도다. 균형 잡힌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맵고 짠 음식, 태운 음식, 훈증한 음식 등은 피한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또 스트레스 해소에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 위암 발생을 모두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꾸준히 받아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소화기내과 박성욱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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