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맛은 은은한 달콤함이 퍼지며 동시에 묵직함과 쌉쌀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코끝까지 퍼지는 구수한 감칠맛은 모든 근심을 잊게 만든다.’ 인천의 전통 술(酒) ‘삼양춘’을 마셔 본 이들이 내지르는 탄성이다.

삼양춘 약주(청)는 (유)송도향전통주조 강학모(59)사장이 빚어냈다. 강 사장은 10여 년이 넘는 공을 들여 삼양춘을 세상에 끄집어냈다.

2008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던 강 사장은 다니던 무역보험공사를 그만두고 전통 술을 빚기로 결심, 전통주 교육기관과 전문가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태어난 인천 계양구 서운동 일대는 1970년 모두 논밭이었다. 당시엔 쌀로 빚어내는 술을 팔지 못하게 했는데, 어머님이 몰래 빚은 밀주의 그리움이 컸다"며 "당시 동네 잔칫상에서 어머님의 밀주는 항상 인기였다. 그때 배웠던 빚은 술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웃어 보였다.

삼양춘은 조선시대 인천·서울·경기지역의 소수 양반가에서 빚어 마시던 삼양주(三釀酒)를 복원한 술이다. ‘세 번 빚는다’는 의미의 ‘삼양’과 ‘술은 겨울에 빚어서 봄에 마셔야 맛있다’는 의미를 가진 ‘춘’이라는 한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세 번 빚는 전통주를 ‘춘주’라 불렀다.

강 사장은 문학산 자락에서 유래된 삼호현 또는 삼해주현 명칭과도 큰 연관성을 찾아냈다.

그의 노력 끝에 삼양춘은 2013년 인천시 지역 특산주로 등록됐고, 2015년 인천 송도 세계교육포럼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삼양춘 약주는 베스트 1위에 올랐고, 삼양춘 탁주는 대상을 받았다.

삼양춘을 빚는 양조장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 5만L 제조가 가능한 시설로 확장했고 연매출 10억 원을 목표로 하고있다. 2년 전부터는 송도에 전통주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양춘은 이름 그대로 세 번 빚어 만든 술이다. 제조 과정도 복잡하고 기간도 많이 걸린다. 원료로 인천 강화섬쌀, 전통누룩, 물 3가지만 사용하며 인공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강학모 사장은 "삼양춘은 조만간 인천공항에도 만나 볼 수 있다. 인천 특산주로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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