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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비극은 인생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너무 늦게서야 깨닫는다는 것이다. (…) 삶은 하나의 기회이며 아름다움이고 놀이다. 그것을 붙잡고 감상하고 누리는 것은 자신에게 달렸다."

 「인생수업」이라는 책에서 저자가 던지는 외침입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 같은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죽기 전까지 삶은 하나의 ‘기회’이고 ‘아름다움’이며 ‘놀이’여야 한다는 외침 속에 엄청난 지혜가 숨어있습니다.

 저자의 말에는 세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기회’와 ‘아름다움’과 ‘놀이’가 그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기회’란 어떤 ‘기회’를 말하는 것일까를 헤아려 봅니다. 나머지 두 개의 단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행복해지고,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 놀이이니까요.

 이 두 단어가 꼭 들어맞는 상황은 ‘사랑’할 때입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은 늘 아름답게 보일 것이고,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 역시 즐거울 테니까요. 그러므로 저자가 말하는 ‘기회’는 곧 사랑할 기회를 의미합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에게는 사랑할 기회가 주어져 있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한없이 사랑을 나눠야만 합니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때로는 나의 사랑이 의도와는 달리 상대의 가슴에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하고, 그 상처가 두 사람의 사랑을 오히려 깨뜨리는 일이 종종 생기는 것을 보면서 드는 궁금증입니다. 바로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라는 사랑의 방법론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한 것이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으로 상대를 판단하며 삽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고 경험한 것은 사실 빙산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태도는 갈등의 씨앗이 돼 상처를 더 깊게 만들어 버립니다.

 삶이 아름다우려면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꽃이든 상관없습니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을 꺾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꽃이 꺾이면 죽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처가 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삶이 즐거운 놀이가 되려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돼야 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처럼 말입니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누구의 지시도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만 아이는 놀이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사랑도 즐거운 놀이가 되려면 상대로부터의 구속이나 간섭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앞에서 마음껏 재롱을 피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라는 책에 사랑의 올바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글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모두가 그림을 좋아해. 그런데 2학년이 되면 80%로 줄어들지. 그리고 6학년이 되면 정반대가 돼 80%가 그림을 싫어해. 이유는 지나치게 잘못된 부분만을 지적하기 때문이야."

 사랑했기 때문에 아이에게 지시했고 간섭했다고 말하겠지만 그 결과는 아이의 창의성이나 개성을 아예 짓밟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랑도 같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내 기준으로 사사건건 참견하고 간섭하고 통제할수록 갈등과 불신의 골만 깊게 만듭니다.

 「인생수업」의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두 가지 태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고 여기며 사는 것입니다. 행복은 후자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미소 지을 겁니다.

 한 번밖에 없는 삶의 ‘기회’인 하루하루를 기적처럼 살아가려면 무엇보다도 사랑하며 살아야 하고, 그 사랑은 구속과 간섭보다는 그 사람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미소가 담긴 응원과 함께 그의 곁을 지켜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 기적의 주인공이 독자 여러분과 저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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