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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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대 기자
  • 승인 2019.09.02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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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여름이 찾아왔던 것 같은데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더위가 가시진 않았지만 잘 때 창문을 열고 자면 새벽 무렵이 되면 춥다.

 이번 여름에는 휴가를 가지 않았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매년 여름휴가를 7∼8월 중에 반드시 다녀왔다. 그런데 올 여름에는 처음으로 여름이 아닌 가을에 휴가를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이다. 여름철에 우리나라에서 휴가 한 번 다녀오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 성수기에 가족과 함께 휴가를 다녀오면 100만 원 이상 예산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이 비용으로 비성수기에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여행에 드는 경비를 두루 비교해보면서 미리 저렴한 곳으로 예약하면 오히려 돈까지 절약할 수 있다. 요즘처럼 가성비를 으뜸으로 따지는 시대에 직장에서 배려만 해준다면 굳이 여름 성수기에 휴가를 떠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종종 뉴스에서 휴가철 성수기인데도 국내 여행객이 감소해 매출이 떨어져 상인들이 울상이라는 기사를 볼 때면 한숨만 나온다. 불법 영업임에도 자릿세 등 각종 명목을 달아 바가지를 씌우는 모습에 혐오감마저 든다. 그나마 서비스라도 좋으면 투정이라도 안 한다. 손님이 많아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 하는 서비스에 실망감만 커질 뿐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기분은 기분대로 상하고 이런 여름휴가를 보낸 게 한두 해가 아니다.

 물론 휴가지 모든 상인이 이러한 꼴불견은 아니다. 같은 서민 입장에서 여름 휴가철에 국내 여행지를 찾은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는 상인들도 많이 있다. 이 상인들은 일부 몰상식한 상인들로 인해 오히려 피해만 보는 것이다.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여름 성수기에도 국내 휴가지를 찾을 수 있도록 상인들이 자성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 여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앞으로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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