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놀이·자연에 다가가니 학업 스트레스 멀리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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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놀이·자연에 다가가니 학업 스트레스 멀리멀리~
포천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 체험활동 눈길
  • 전승표 기자
  • 승인 2019.09.02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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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와. 이것 되게 재미있어!"

8월의 어느 날, 포천 화현초등학교 급식실에서 도미노 게임을 즐기고 있던 한 무리의 학생들이 자신들보다 뒤늦게 온 다른 친구를 다급히 불렀다. 친구들의 부름을 받은 학생은 가방을 황급히 한쪽에 던져 놓은 뒤 친구들 무리로 뛰어들었다.

포천지역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경기도교육청의 ‘학생이 찾아가는 꿈의학교’로 운영 중인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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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미 꿈의학교’ 학생들이 텃밭에서 재배한 작물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로 장난을 치며 도미노 게임을 즐기던 이들은 곧 수업 시작을 알리는 ‘꿈지기 교사’의 안내에 아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정작 수업이 시작되자 언제 아쉬워했느냐는 듯 이날 수업의 주제인 ‘임금님, 중전마마가 입는 옷’에 대한 꿈지기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체험을 통해 비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가며 즐거워했다.

매 순간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엿볼 수 있었다.

# 지역 현실을 잘 아는 현직 교사에서 시작된 꿈의학교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의 시작은 평소 아이들의 다양한 교육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던 현직 초등학교 교사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꿈의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허승희 포천 화현초 교사는 "평소 생태나 도시농업, 전통놀이 및 국악 등에 관심이 많아 수업 중 해당 내용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다"며 "6년간 포천지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데 지역 내 어린 학생들을 위한 놀거리 또는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모습이 보여 꿈의학교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 교사는 포천전래놀이연구회 등 지역 각 분야별 전문가 및 동료 교사 등 6명과 함께 마을교육공동체 형태로 운영에 나섰다. 이를 통해 ▶도시농업 ▶가공·요리활동 ▶자연·전래놀이 ▶민속문화 탐구활동 등 ‘참살이 프로젝트’를 운영, 현장체험학습과 숲체험 등을 펼쳐 학생들이 지역의 자연유산과 환경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자연생태감수성을 기르고 다양한 꿈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나아가 세계시민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허 교사는 "지역 내 먹거리 생산과 가공 및 요리 체험 등의 활동을 통해 건강한 식문화를 형성하는 한편, 마을교육공동체와의 소통과 나눔의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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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중전마마가 입는 옷’을 주제로 한 수업을 받고 있다.
# 지역 자원을 활용한 교육

현재 화현초를 비롯해 일동초·도평초 등 포천지역 9개 초등학교 재학생 30명이 참여하고 있는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는 ▶자연과 함께 놀고, 먹고, 탐구하며 몸과 마음이 행복하게 자라는 꿈의학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의 장 ▶학생들 스스로 구상하고 기획하는 소통과 협력의 장을 지향한다.

이 같은 ‘PYD(Positive Youth Development, 청소년의 긍정적 발달)’를 실천하기 위해 지역의 자연환경과 인적·물적 자원 활용으로 마을교육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꿈의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참살이 프로젝트’다.

도·농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정작 농사와는 거리가 먼 학생들을 위한 이 프로젝트는 ‘도시농업 및 텃밭 재배·탐구활동’을 통해 유기농 퇴비 등을 직접 배합한 친환경 비료를 이용해 작물을 재배한 뒤 수확해 직접 요리하는 ‘채소 가공 및 식생활 교육·요리체험 활동’과 채소도장 패턴공예 및 짚신공예 등 ‘생태문예 및 공예활동’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국립 운악산 자연휴양림 숲해설가와 함께 휴양림 야생화공원과 산책로를 통한 생태체험학습, 한탄강지질공원에서의 현장체험활동을 통한 건강한 여가생활 체험, 자연물과 텃밭작물 등을 활용한 자연놀이를 통해 친환경적인 놀이학습 및 다양한 전래놀이 체험, 민요 부르기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여가 및 꿈 탐색활동’도 진행 중이다.

꿈의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지역의 자연생태를 보호하고 유지하며 자연에서 얻은 것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모색한 뒤 냇가 및 산책로 등지에서 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지역 노인정과 복지회관을 비롯해 축제 등 지역 행사와 청소년 어울림마당 참여를 통해 활동 내용을 전시·발표하는 등 ‘재능기부 및 봉사활동’을 펼치며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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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작물로 음식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 구성원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는 꿈의학교

특히 꿈의학교를 운영 중인 교사들은 매월 1회 꿈의학교 운영위원회 정기회의(회의생활)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과 예산 사용, 학생 안전 등을 심의·의결한 뒤 운영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월별 프로그램(도시농업 식물, 요리 주제, 현장체험 장소 등) 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학생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된다.

꿈의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로 구성된 ‘학생자치회’를 통해 참여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점을 듣고 이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젝트 학습을 도입, 학생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꿈의학교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꿈의학교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모든 교육 프로그램 활동에서 토의와 토론을 적극적으로 벌이며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얘기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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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작물로 음식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송하연(포천 화현초 6년)양은 "담임선생님이신 허승희 선생님의 권유로 올해 처음 꿈의학교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업 내용도 재밌고, 다른 학교 친구 및 동생들도 만나게 돼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강강술래 등 전래놀이를 직접 해 보고, 다양한 식물도 키워 보는 과정들 하나하나가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양은 또 "꿈의학교에서는 나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수업에 늘 반영해 주고 있어 활동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 교사는 "우리 학생들의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향후 진로를 고민하는 기회도 갖길 바라지만, 무엇보다 꿈의학교 활동 자체가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서 성장한 뒤에도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너·우리 푸르미 꿈의학교’가 앞으로도 좋은 놀거리와 먹거리, 일거리가 부족한 요즘 아이들에게 건강하게 놀고, 먹고, 소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포천지역의 경우 면적이 넓다 보니 거리가 먼 지역에서 꿈의학교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은데, 교육청 또는 지자체에서 셔틀버스 등이 지원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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