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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은수미 성남시장 SNS 캡쳐
성남시청의 한 비서관이 좋은 취지의 복지사업을 자신과 협의 없이 진행했다고 대시민 홍보를 중단시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시장 승인까지 이뤄진 사업을 해당 비서관이 막은 것을 두고 공직사회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이 나온다.

8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은수미 시장은 2020 기부 릴레이 챌린지 ‘겨울을 싹 틔우다’ 복지행사를 가졌다. SNS를 활용해 2천20명에게 1인 1회 1만 원 이상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취지다. 기부 참여자가 우선 기부금을 입금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다른 참여자 2인을 선정하도록 해 SNS에서 공직자를 시작으로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날 은 시장은 30만 원을, 이한규 부시장은 1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한 업체는 기부자들에게 나눠 달라며 실리콘 팔찌 1천 개를 시에 전달하기도 했다.

논란은 행사 전 공보담당관 소속의 A비서관(6급)이 자신보다 상급자인 실무국장과 과장 등에게 고성을 지르며 일방적으로 사업 중단을 결정하면서부터다. 본인과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이유인데, 실무부서는 관계 부서 등에 모든 결재(대면)를 받고 행사를 준비한 상태였다. 또 비서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업무보고까지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시장까지 행정절차를 거쳤을 텐데, 자신이 몰랐다고 자신의 급수보다 높은 국·과장 등을 그렇게 몰아붙인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난번 논란이 된 가수 잔나비 홍보대사 위촉 건도 그렇고 마치 자신이 실세인 양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모금을 주관하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한 달 가까이 진행이 안 되는 사업에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캠페인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이웃 돕기 참여를 미리 알려 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시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두 달간 이벤트로 진행하는 것인데 계속 늦추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비서관은 당시 여론이 민감한 시기라 SNS를 통한 사업은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A비서관은 "사전 업무보고를 못 봤다면 불찰이고, 해당 부서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른 것이 갑질이라면 죄송하다"며 "하지만 재판도 앞두고 SNS에도 안 좋은 여론이 발생해 협의 없이 진행된 사업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업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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