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과거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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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과거와 미래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19.09.17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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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우 인천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파란 하늘, 쪽빛 바다, 흰 물결, 황금 빛 모래 해변." 이는 멀리 남태평양 최고의 휴양지 보라카이 해변의 선전물이 아니다. 바로 반세기 전 월미도 해변 모습이다. 당시 월미도는 초등학생 소풍지로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 아름다운 곳에 어느 새 높은 축대를 쌓고 쟂빛 공장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금 인천 하면 머리에 무엇이 떠올려 지는가? 송도? GM?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인천의 미래는 어떤가 라는 질문에 무엇이 머리에 떠올려 지는가? 관광도시? 물류도시? 바이오 산업도시? 역시 억지로 생각해낸 것도 머리에 와 닿지 않고 뭔가 아득하다.

 솔직히 인천의 상황이 별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인천시의 중추 기업인 한국지엠 부평공장 사태에서 보듯이 아직도 임금 문제로 노사 갈등을 겪고 있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뿐 아니라 대부분 중소제조 기업들이 구조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습게 보이던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치고 따라 올 뿐 아니라 대내적으로 임금 상승이나 첨단 기술 부재 등 경쟁력 약화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어떠한 해결책도 주지 못한 채 최근 터진 수돗물 사태 이후 더욱 무기력해진 느낌이다.

 사실 인천시도 나름 바이오 산업과 관광 산업을 기존 제조업의 대체 산업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실제 진척은 미진하다. 다만 크게 기대를 모았던 인천 송도 경제 특구도 이렇다 할 기업 유치가 없이 대부분 아파트 일색으로 그야말로 베드타운화 되고 있다. 즉 모든 산업에 있어 인천 경제를 지탱할 부가가치가 별로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원인은 무엇인가? 어쩌다 국내 최초 개항과 더불어 5개 이상의 산업단지를 거느린 인천시가 침체의 길로 들어선 것일까? 무엇보다 먼저 산업구조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인천은 제조업 다시 말해 2차 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2차 산업의 제조업은 특성상 높은 투자 자원을 필요로 하고 산업 간 변환도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인천이 산업의 구조 변화를 하고 싶어도 이들 산업들이 이미 깊이 뿌리내리고 있고 지원 사업을 하는 인천시와도 이미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산업으로 변환이 쉽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인천시가 경쟁력을 위한 산업 전환이나 인천의 미래 가치에 대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위성 도시로서 적당한 인구는 어차피 보장돼 있고 기업도 그간 경기 상승 시기에는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기업이 경쟁력이 다소 떨어져도 기업이나 인천시나 별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다. 당연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도 등한시했던 것인데 경기가 떨어지니 상황이 변한 것이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대비나 전략이 없다는 말은 결국 미래 산업의 전문 인력 부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산업 즉 미래를 대비한 첨단 산업에는 지역에 이를 이해하는 인력들에 의해 새로운 가치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아무리 송도에 높은 빌딩을 짓는다 하더라도 그 속에 전과 같은 사람들이 산다면 결국 도시 거죽만 변했을 뿐 이들이 결코 미래 지향적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빗대서 말하면 갓 쓰고 오토바이 타는 격이다. 인천시 전반 분야에 예전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니 새로운 주위 환경 변화에도 인천이라는 거대 구조물 자체가 결코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화석처럼 굳어진 인천시가 새로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론 새로운 비전을 갖추고 추구할 수도 있고 정부의 새로운 전략 정책을 받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도 좋지만 「직업의 지리학」을 쓴 엔리코 모레티의 충고를 참고할 만하다. 모레티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시 발전은 첨단 기업 유치를 통해 전문가 일자리 창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첨단기업 마이크로 소프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미국의 시골 마을 레드몬드가 일약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했고 구글이나 애플사의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도 전문가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첨단 도시화가 됐다는 것이다. 먼저 일자리가 생겨야 이들을 위한 사회시설도 생기고 필요한 문화 시설도 차츰 구비된다고 한다. 이와 반대 사례로 문화적으로 높은 독일 베를린이나 재즈의 도시 미국 뉴올린스를 들고 있는데 이들 도시는 일자리가 줄자 상대적으로 점차 슬럼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력이 바탕이 돼야 하고 경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기업 유치가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첨단 기업들이 유치돼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이들을 위한 사회적 기반시설 조성과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그래서 인천의 미래를 정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회적 시설을 잘 갖춘다고 이들 첨단 기업이 유치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세금으로 길을 넓히고 편의 시설을 놓은 것은 당분간 현 주민에게 좋을 수는 있어도 도시 발전에는 큰 효과가 없을 수밖에 없다. 만약 당장 일자리가 없다면 말이다. 최근에 첨단 기업인 구글이 제2본사를 조성하는 데 있어 뉴욕시가 엄청난 지원을 약속한 적이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천 발전을 위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어떠한 일을 먼저 시작해야 하는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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