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6일 대입제도 개선방안 논의를 위한 비공개 당정청 협의회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문제점 등 현 상황을 논의하고, 공평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18일 실무회의 예정 등 향후 논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당정청이 학종 문제점을 논의하게 된 데에는 조국 장관의 딸 대학 진학 관련, 수시입학에 대한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대입제도가 수도 없이 바뀌었지만 제도 변경으로 학교 교육이 개선됐다고 피부로 느끼는 국민은 별로 없는 듯하다. 특히 제도개선을 위해 대입전형을 수능과 학생부 위주로 단순화하고 학력위주의 대입선발제도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수시입학 비중이 커지면서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에는 수시입학 비중이 거의 ¾에 달하면서 학종은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과 함께 학교와 교사에 따라 학생부 기록의 편차가 심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학생부 기록 방식을 표준화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동시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대입제도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으로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개선돼야 한다. 이미 우리는 대입과 관련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그 피해는 애꿎은 학생들에게 돌아갔음을 익히 보아왔다. 따라서 대입제도를 개편하려면 교육과정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고, 모든 입시 관련 정책을 법제화·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이 대학이나 학과를 자신의 소질이나 적성보다 내신 성적이나 수능 점수에 맞춰 선택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당정청은 오늘로 예정된 대입 제도 개편 실무회의에 앞서 관련 논의 기구 설치 여부나 외부 전문가 의견 수렴 방안 등의 논의부터 했어야 옳다. 정작 대입 제도의 당사자인 학생·학부모, 교사, 대학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없다면 개편안은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국가 백년지대계를 위한 대입제도인 만큼 폭넓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 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