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사진)가 돌아온다. 소사는 지난 1일 LG 트윈스전 이후 17일 만인 18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 열쇠를 쥐고 부활할지 주목된다.

6월 대체 선수로 KBO리그에 복귀한 소사의 제구력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컨디션이 좋을 땐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로 상대 타자를 찍어 눌렀고, 반대일 땐 난타를 당했다.

소사의 컨디션에 따른 성적은 극명하게 갈렸다. 올 시즌 14차례 선발 등판 경기 중 5경기에서 6이닝 이상-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경기에선 5이닝 이하-5실점 이상으로 부진했다.

SK는 소사가 부진할 때마다 긴급 처방을 내리며 응급조치했다. 염경엽 감독은 7월 초 소사가 흔들리자 밤을 새워 그의 영상을 분석한 뒤 투구 폼 수정과 슬라이더를 줄이는 볼 배합을 주문했다. 그러자 호투 행진을 펼치더니 지난달 9일부터 다시 부진의 늪에 빠져 5경기 연속 3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소사의 부진 원인으로 체력 문제를 꼽았다. 소사는 지난 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뒤 타이완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거쳐 SK에서도 쉼 없이 투구했다. 염 감독은 소사가 적지 않은 나이에 강행군을 펼쳐 에너지가 방전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휴식을 권했다.

염 감독은 최근 "소사가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공을 던졌다면 체력 문제를 넘어 밸런스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밸런스가 무너지기 직전 휴식시간을 줬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사가 NC전에서 증명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일단 60구 이상 던졌을 때 구위다. 일정 투구 수 이상일 때 체력이 방전되는 모습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는 8월 9일 이후 5경기에서 60구 이상 던졌을 때 구위가 크게 떨어져 난타당했다. 5경기 61~75구 사이 17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7개, 볼넷 2개를 내줬고 피안타율은 0.467에 달했다.

소사에게는 밸런스 유지도 숙제다. 보통 투수들은 긴 휴식을 취하면 실전 감각 문제로 흔들릴 수 있다. 휴식기 초반 캐치볼 등 간단한 투구 훈련도 하지 않았기에 우려는 더 크다.

소사는 2군 투구 등을 생략하고 곧바로 1군 무대에 복귀한다. 구위가 살아났다 해도 제구가 떨어지면 투구 폼을 다시 잡는 과정부터 소화해야 한다. 소사가 휴식기를 거친 뒤 다시 우뚝 선다면 SK는 한국시리즈 2연패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다. SK는 최근 에이스 앙헬 산체스의 부진과 더불어 타선에서도 특유의 폭발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SK가 소사의 부활을 기대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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