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철책을 제거한 인천 송도바이오산업교∼고잔요금소 사이 해안도로에 있는 철새 조망 구간에 새로운 철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철책을 제거하기 전 남동산단 해안도로의 모습.
군사용 철책을 제거한 인천 송도바이오산업교∼고잔요금소 사이 해안도로에 있는 철새 조망 구간에 새로운 철제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철책을 제거하기 전 남동산단 해안도로의 모습.

인천시민에게 바다를 돌려주기 위해 추진된 ‘남동국가산업단지 해안도로 철책 제거 사업’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거된 철책 자리에는 바다 조망을 완전히 가로막는 가림막이 대신한데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9억 원을 들여 지난 4월부터 남동산단과 송도국제도시 앞바다 사이에 있는 해안도로의 군사용 철책 2.4㎞를 철거하고 송도바이오산업교∼고잔요금소 구간을 해양친수도시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이 구간의 철책을 모두 철거했으며, 수거된 철책을 재활용해 철책 조형물을 만들 계획이다. 또 이 구간에 친환경 보행로와 공원 쉼터, 철새 관찰대 등을 설치해 ‘물의 도시’ 인천의 면모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퍼걸러(정자)와 벤치 등도 일부 설치했다.

하지만 철책이 제거된 이후 ‘인천둘레길’로 불리는 이곳을 찾아 바다를 바라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 또 송도갯벌 및 습지보호구역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특정 구간에는 안전을 고려한 미관펜스 대신 바다를 조망할 수 없는 철제 가림막을 세워 빈축을 사고 있다.

다른 구간에는 높이가 낮은 안전펜스가 세워졌지만 주변 여건상 바다를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할 만한 공간이 아니라는 게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생각이다.

박모(56·연수구)씨는 "버스를 타기 위해 매일 이곳을 지나가지만 바다를 보겠다고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펜스를 설치했고,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여러 가지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철책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