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6일 파주시에서 발병한 가운데 17일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확진 판정돼 경기도내 양돈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확진 판정에 강화와 서구 등 인천 북부권역 양돈농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 농가가 발병 지역으로부터 직선 거리 20∼30㎞로 가까운데다 지역 돼지의 90% 이상을 사육하고 있고, 지역은 다르나 돼지를 납품하는 도축장이 같아 수송 시 발생하는 분변, 혈흔 등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육박하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한 번 유입·확산되면 소규모 농가에서 대규모 농장에 이르는 양돈산업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재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번 발병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베트남, 라오스 등으로 확산하며 아시아 전체로 번지는 중이다. 정부는 올해 5월 북한에서 ASF가 발병한 후 전국 모든 양돈 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액검사를 하고 방역 작업을 펼쳐왔으나 결국 막지 못했다.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양돈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정작 문제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확진 이후 일주일가량이 가장 위험한 시기인 만큼 초기 단계부터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타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꼼꼼한 현장방역과 철저한 예찰검사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방역당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19일까지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축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방역에는 국민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관계 기관들은 차단 방역을 위해 국민 협조가 필요한 사항을 신속히 국민에게 알리고 더 번지지 않도록 예찰은 물론 소독조치 강화 등 발 빠른 조치에 나서주기 바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른 동물을 제외한 돼지과 동물에만 감염된다고 하니 국민들은 식자재 사용에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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