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18일 미추홀구 주안동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2030 미래이음 문화관광체육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18일 미추홀구 주안동 틈 문화창작지대에서 2030 미래이음 문화관광체육 분야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지역의 문화유산을 지켜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문화정책을 펼친다. 시민들이 지역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수장공간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가고, 문화재를 매입해 시민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소장유물은 4만3천552점으로 6곳에 분산해 보관 중이다. 수장고 6곳 중 가장 많은 유물(1만7천452점)을 보관하고 있는 인천시립박물관은 지속적인 유물 확충으로 수장공간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송암미술관(1만1천139점)과 한국이민사박물관(9천898점), 검단선사박물관(4천312점)은 항온·항습시설을 갖추고 있으나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인천도시역사관(563점)은 석물 등 크기가 큰 유물 위주로 보관하면서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고, 인천문화예술회관(188점)은 항온·항습시설이 없고 유물을 관리할 전문요원도 배치돼 있지 않다.

시는 수장공간이 부족해 타 시도로 인천의 문화유산이 옮겨 가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추가적인 수장고 확보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40억 원을 들여 매입할 인천우체국 별관 내 343.2㎡ 공간을 수장고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해 2030년까지 총 3천500㎡의 수장공간 확보계획을 세웠다.

마지막 단계는 뮤지엄파크 건립이다. 뮤지엄파크 내 수장공간이 마련되면 단숨에 1천700㎡의 추가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인천 출신의 서예 대가 검여(劍如) 유희강 선생의 유족이 시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혔으나 수장공간이 부족해 서울시 종로구 성균관대 박물관에 유물 1천여 점을 기증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자부심을 갖고 미래 세대에 물려줄 유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역사회의 자괴 섞인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우리나라 우편사에 있어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 인천우체국과 부윤관사, 세관창고를 매입해 시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도 밝혔다. 부윤관사는 옛 인천부의 수장인 부윤이 머물렀던 관사다. 1966년까지 인천시장 관사로 쓰인 역사적인 공간이지만 시민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있다. 세관창고는 내항 상상플랫폼 사업과 연계해 지역의 핵심 문화예술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잃은 지역 문화유산들의 가치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며 "인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유산들을 지켜낼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그것을 시민들의 품에 안겨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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