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A씨는 승용차를 몰고 인천문학경기장 북문광장 진입로에 들어가다 갑자기 나타난 자전거 운전자를 미처 보지 못하고 충돌했다. 게이트볼장 앞에 있는 자전거도로에 버스 2대가 정차돼 있어 자전거 운전자를 가린 탓이다. 해당 지역에는 11번 간선버스가 종점인 문학경기장(월드컵경기장)역에 별도의 차고지나 회차시설이 없어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하고 운행시간을 기다린다.

# 인천시 남동구 효성상아아파트에 사는 주민 B씨는 어린이보호구역에 버스 종점이 있는데도 별다른 안전대책이 없다고 말한다. 해당 지역에는 좁은 길목이 세 방향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531번 간선버스 회차지가 있어 마주 오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이 크다. 골목에 진입하는 차량이 정차 중인 버스를 피하다가 달려오는 아이를 뒤늦게 발견하고 급정거하는 등 아찔한 순간도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18일 인천시 남동구 효성상아 아파트 버스 종점에 차고지가 없어 한 지선 버스가 어린이 보호구역에 정차한 채 배차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18일 인천시 남동구 효성상아 아파트 버스 종점에 차고지가 없어 한 지선 버스가 어린이 보호구역에 정차한 채 배차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인천지역 일부 버스 기종점에 차고지가 없거나 협소해 사고 위험을 높이지만 인천시는 당장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8일 시와 인천시내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역에는 삼산건강공원, 효성상아아파트, 신현여자중학교 후문 등 도심 한복판에 차고지 없이 방치된 시내버스 기종점이 많다.

특히 아파트 단지와 버스 종점이 가까워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하면 소음 발생과 출퇴근시간 교통 혼잡 및 사고까지 유발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내년 예정된 노선 개편에 주민 불편을 반영하는 것 말고는 당장 해결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역 내 노선이 200여 개에 달하는 탓에 시는 버스 회차지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주민들이 불편민원이라도 접수하면 해당 버스운송업체와 버스기사에게 주의·권고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인천시내버스운송조합 관계자는 "도심에 위치한 버스 회차지는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길가에 정차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항의가 들어오기도 한다"며 "기사들은 시가 인가해 준 노선대로 운행해야 하는데다, 내년 노선 개편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별도로 손쓸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최근 발주한 연구용역에 따라 내년 5월까지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마련하고, 버스 공영차고지를 2026년까지 14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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