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다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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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
  • 박광섭 기자
  • 승인 2019.09.23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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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 지목된 용의자는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56살 이춘재다. 

사건이 일어난 1986∼1991년 당시 20대였던 그는 1994년 1월 자신의 집에 찾아온 처제를 강간 살인한 죄로 현재까지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33년 전인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이어졌고, 10대 중학생부터 20∼30대 젊은 여성, 70대 여성까지 모두 10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인 관심과 더불어 경찰 연인원 205만여 명이 투입되는 등 단일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이 동원됐다. 또 수사대상자 2만1천280명, 지문 대조자도 4만116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용의자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숱한 화제를 뿌리던 용의자를 33년 만에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유전자, DNA 분석 기법 때문이다. 당시 10건의 살인사건 중 이춘재와 직접 연관된 건은 3건이다.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는 20년이 넘는 수감 기간을 1급 모범수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춘재가 가석방을 노리고 모범수 생활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형법상 무기수라도 20년 이상 수감 생활을 모범적으로 하면 가석방이 가능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 속에서 배우 송강호는 형사 역으로 등장해 범인을 미치도록 잡고 싶어한다. 그러던 중 유력한 살인 용의자 박해일을 증거 부족으로 놓아주면서 송강호는 이렇게 말한다. ‘밥은 먹고 다니냐?’ 

이춘재는 그동안 교도소에서 삼시세끼 잘 먹고 지냈다. 심지어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공소시효는 이미 끝났다. 하지만 부디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 유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원한다. 공소시효가 지나 범인이 잡혀도 처벌이 어렵지만 경찰이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계속해 단서를 잡아낸 것은 정의의 실현과 진실규명을 위해 바람직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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