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언급한 ‘새로운 방법론’은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협상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북미 간 대화의 새 접점을 찾는 주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화 촉구에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최근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화답함으로써 이달 하순에 북미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대화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이라는 ‘리비아 모델’을 고수해 온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대화의 결실을 맺고자 하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며 미국을 압박하던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미 대화를 목전에 두고서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한 것은 북미 대화가 급진전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볼턴을 해임하면서 ‘리비아 모델’이 미·북 대화를 후퇴시켰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는 향후 북미 대화가 원칙을 유지하되 유연한 접근법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도록 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로 읽혀진다. 따라서 향후 북미 간 대화에서는 체제 보장과 제재 완화를 염두에 두고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미국이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갖고서 대화에 임하느냐가 대화 진척과 결실의 주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새로운 방법론’에 대해 구체적 설명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임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에게 북한이 요구해 온 ‘새로운 계산법’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보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계산법 또는 새로운 방법론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는 것은 북미 간 협상의 급진전 가능성과 함께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비핵화 추진 방식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음을 내포하는 것이어서 정부 당국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 현지시간으로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을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중재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론’이 북미 대화에 새 접점을 찾는 계기가 돼 남북대화와 교류의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