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미국 순방길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74차 유엔총회 참석 및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2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번 회담은 ‘하노이 담판’ 결렬 후 교착상태였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한미 정상의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당초 ‘투톱외교’의 한 축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예상을 깨고 문 대통령이 3년 연속 뉴욕행을 결심한 것은 무엇보다 비핵화 대화가 중대한 국면을 맞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에서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는 단연 비핵화 촉진 방안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다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은 26일까지 3박 5일간 진행되며, 한미정상회담은 방미 이틀째인 현지시간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열린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자리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미 양측이 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만큼 제3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 문제를 놓고 어떻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지가 관심사다.

양측의 거리를 어느 정도까지 좁혀내느냐에 따라 촉진자역의 성패가 가늠될 전망이다.

아울러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협력사업이 숨통을 틀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도 회담의 주요 포인트다.또한 이번 회담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한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불식하면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해 가는 계기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은 이번 방문 기간에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보복에 대한 일본의 태도가 전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는 양 정상이 만나도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인식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출국길에 오르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태풍 타파 등 국내 현안을 잘 챙겨달라고 당정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강봉석 기자 kb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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