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경영학박사
장종현 경영학박사

#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이사벨라 비숍의 여행기

지금 대한민국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적정성을 두고 국론은 크게 분열돼 있다. 국민의 ⅔정도는 조국 임명이 원초적으로 부적격자를 임명했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고 ⅓ 정도의 국민은 지지하는 여론 구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이 가장 어려운 시기인 19세기 말 조선의 상황을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로는 흔치 않는 영국의 여류 여행 작가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1~1904)은 1894년부터 1897년에 거쳐 4차례나 조선을 방문해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이라는 여행기를 출판해 당시까지는 은둔의 나라인 조선을 세계에 알린 여행작가로도 유명하다. 

# 고소, 고발의 천국인 한국

이사벨라에게 처음 비친 조선에 대한 첫인상은 일본보다 키가 큰 점이 눈에 띄었고 특히 영어습득 능력 등 탁월한 학습능력 등이 눈에 들어 왔다. 아울러 연해주 등 다양한 민족이 사는 지역에서 조선인이 강인한 능력으로 지역의 소수민족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적 지위를 누리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조선에서 강을 건너기 위해 뱃사공에게 뱃삯을 선불로 지급했으나 뱃사공은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추후 뱃삯을 추가로 요구하는 등 조선이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고 관료의 부패가 심하다는 따끔한 현실 지적도 덧붙였다. 130년 전에 벽안의 외국인의 모습은 너무도 정확했고 그 같은 상황은 지금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사벨라가 지적한 한국인의 부정직성은 현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소위 이야기하는 파렴치 범죄(무고, 위증, 명예훼손, 사기 등)는 이웃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고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파렴치 범죄에 대한 범죄 비율은 일본 대비 약 7배 수준으로 일본의 인구가 한국의 약 2.5배 수준이므로 인구당 파렴치 범죄 비율은 약 20배 수준에 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파렴치 범죄를 저지를 경우 할복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죄과를 용서받는 문화가 있어서 파렴치 범죄의 원인이 되는 부정직을 개인과 가족의 명예로 생각하는 전통이 뿌리 내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은 물론 고소, 고발인 사이에서도 거짓말을 심각히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현상은 항시 우리의 선진국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

# 부정직과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 향유 

이 같은 부정직은 모든 갈등을 법정으로 끌고 가는 고소, 고발 천국으로 만들었고 이 같은 거짓말 홍수 속에서 사건을 판정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직무의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어쩌면 당연히 검찰에게 무소불위의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검찰은 공무원 최초의 임명권자가 대통령이고 사법고시 합격 후 임용되는 최초의 직급이 4급으로 일반 행정고시 임용자의 최초 직급인 5급보다 한 단계 높으며 검찰에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검사가 무려 50명 선에 육박하는 등 검찰의 지나친 선민 의식은 검찰의 비대화에 큰 영향을 미친 점 역시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고소인 혹은 고발인이 거짓말을 죄로 느끼지 못하는 사회 트렌드에서 마구잡이식 소송에서 그 조사 기능을 담당하는 검찰을 개혁 한다고 해서 근본 원인이 되는 거짓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정서가 남아 있는 한 부정직의 악순환은 개선되기 곤란하다.

# 검찰 개혁은 부정직에 대한 사회적 반성에서부터 시작해야

조국의 검찰개혁은 마치 검찰을 개혁하면 검찰의 사회적 모순은 대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 지나친 낙관론 역시 경계해야 한다. 

검찰개혁이 진정한 사회개혁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이 청문회 위증 및 거짓말은 거리낌 없이 하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권한을 가진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활용해 가족의 치부 및 자녀의 대학 편법 입학 등에 권한을 사용하는 사회 현상은 일반인에게도 힘 있을 때 힘을 최대한 사용하고 싶은 충동을 주고 이는 사회적으로 한탕주의식 진흙탕 구조를 만드는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진정한 검찰 개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사회 지도층부터 부정직과 거짓말을 부끄러워하는 자존감을 가져야 하며 이 같은 자존감이 사회 전반에 확산될 경우 한국의 검찰 개혁은 저절로 달성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원인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 미봉책을 반복하는 것은 우리가 경계해야 할 조급증의 단면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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