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독립운동가 웹툰은 본다!"

성남문화재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가 국내 대표 웹툰 플랫폼인 다음(DAUM)에서 본격 연재를 시작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했던 항일활동을 주제로 한 웹툰이다. 

독립운동가 33인의 삶과 정신을 뉴미디어 콘텐츠인 웹툰으로 재조명하고 100년 항일의 역사를 기억·기념하기 위함이다.

연재를 시작한 웹툰은 내년 1월까지 6개월간 매주 목요일 1편씩 총 24회에 걸쳐 연재된다. ‘치열했던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다’라는 컬렉션관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 33인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 담은 웹툰

33인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2개의 웹툰을 제외한 작품이 1·2차에 걸쳐 연재를 시작했다.

독립운동가 김구(백성민 작가).
독립운동가 김구(백성민 작가).

앞선 1차 16개 작품은(작가/작품/독립운동가) ▶이루다 작가의 ‘나비(가네코 후미코)’ ▶홍혜림 작가의 ‘꿈의 날개(권기옥)’ ▶김성희 작가의 ‘나, 김마리아(김마리아)’ ▶박건웅 작가의 ‘아리랑(김산)’ ▶김금숙 작가의 ‘시베리아의 딸(김알렉산드라)’ ▶신얼 작가의 ‘독립을 드림(김익상)’ ▶전세훈 작가의 ‘조선키네마(나운규)’ ▶김광성 작가의 ‘혁명의 이름으로(신채호)’ ▶오자유 작가의 ‘안담사리(안규홍)’ ▶양광민 작가의 ‘영원의 총탄, 윤세주(윤세주)’ ▶차현진 작가의 ‘청계산 호랑이(윤치장)’ ▶정용연 작가의 ‘희순할미(윤희순)’ ▶천명기 작가의 ‘초강의 사(이육사)’ ▶송동근 작가의 ‘빠리의 독립군(조소앙)’ ▶김연승 작가의 ‘동토이 별(최재형)’ ▶이별님 작가의 ‘조선, 황애덕을 만나다(황애덕)’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2차 연재 작품은 ▶김현민 작가의 ‘고대장(고광순)’ ▶백성민 작가의 ‘김구(김구)’ ▶권가야·황세연 작가의 ‘김상옥(김상옥)’ ▶이정헌 작가의 ‘파락호 김용환(김용환)’ ▶김재연·조석신 작가의 ‘투쟁(남상목)’ ▶박명운 작가의 ‘잊혀진 영웅(박상진)’ ▶류량 작가의 ‘꽃신(안경신)’ ▶박찬호·이민진 작가의 ‘4·29(윤봉길)’ ▶김재성·정기영 작가의 ‘반역의 산하(이명하)’ ▶김수박 작가의 ‘나! 이봉창(이봉창)’ ▶벙커ONE·이필 작가의 ‘불꽃으로 피어나다(이태준)’ ▶최인선 작가의 ‘정화(정정화)’ ▶조명원 작가의 ‘조명하(조명하)’ ▶이규석 작가의 ‘사람 냄새(한백봉)’ ▶차성진 작가의 ‘먼동이 틀 때(허은)’ 등 15개 웹툰이다.

김광성 작가의 ‘혁명의 이름으로(신채호)’
김광성 작가의 ‘혁명의 이름으로(신채호)’

이 가운데 홍범도를 다룬 김진 작가의 ‘홍여천범도’는 프롤로그만 우선 공개하고 추후 연재가 이뤄진다. 김원봉을 다룬 허영만 작가의 ‘아아 발 디딜 곳 없는 조국이여’는 현재 기획 단계 중이다.

소설 「아리랑」으로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김산의 이야기를 담는 박건웅 작가는 "독립운동가의 삶이라는 무게감 있는 소재를 웹툰이라는 대중적인 콘텐츠로 풀어낸 만큼 많은 분들이 편안하게 구독하면서 그 안에서 강렬한 메시지를 느끼길 바란다"며 "독립운동가분들의 삶을 그려 내는 이 작업이 마치 또 하나의 독립운동과 같아 책임감과 벅참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박(이봉창 작품)작가도 "빼앗긴 나라에서 차별받으며 자랐지만 민족의식보다는 먹고사는 문제가 더 시급했던 이봉창 의사의 삶은 ‘n포세대’라 표현하는 이 시대 청년들과 비슷한 상황이라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웹툰에서 이봉창 의사의 각성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웹툰 단일 콘텐츠로는 국내 최대 규모 화제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에는 스토리작가를 포함한 40여 명의 만화인이 참여했다. 웹툰 단일 콘텐츠 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화제를 모았다.

청소년 창작웹툰 공모전 고등부 대상 수상작 김규빈 학생의 ‘AN UNSUNG HERO:알려지지 않은 영웅’.
청소년 창작웹툰 공모전 고등부 대상 수상작 김규빈 학생의 ‘AN UNSUNG HERO:알려지지 않은 영웅’.

‘타짜’, ‘식객’, ‘오! 한강’ 등으로 유명한 허영만과 ‘바람의 나라’의 김진,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풀’의 김금숙, 용산 참사 등 사회적 문제를 만화로 그려 온 김성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가들이 자신만의 색채로 독립운동가 33인의 삶을 조명했다.

약산 김원봉을 비롯해 성남 출신의 독립운동가인 남상목, 이명하, 한백봉 등도 프로젝트에 포함,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도 실렸다.

기획총괄은 20년 이상 만화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이도헌 작가가 맡았다.

천명기(이육사 작품)작가는 "이육사 선생은 교과서에서 시인으로 알려졌지만 의열단 소속의 무장투쟁가로 활동한 분"이라며 "작품으로 이육사 선생의 새로운 모습을 조명한 웹툰 프로젝트처럼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교과서가 아닌 생생한 문화콘텐츠로 역사를 배울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성(이명하 작품)작가도 "성남 출신 독립운동가인 이명하 선생은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의병 운동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만큼 판교를 배경으로 한 현대물로 소환해 새로운 재미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재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자문위원 위촉과 작가 선정, 웹툰 창작 지원 등의 여정을 이어왔다. 역사 고증 등을 위해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와 봉오동전투전적지, 하얼빈(哈爾濱) 안중근기념관, 임시정부청사 등 2차례에 걸쳐 현장답사도 다녀왔다.

33인의 독립운동가는 정부로부터 관련 서훈을 받은 인물을 위주로 광복 이전 공헌도 등을 고려했다. 국민적 인지도와 성남지역 출신 및 활동, 여성, 외국 활동 독립운동가 등이다. 작가도 경력과 그림체, 표현력 등을 고려해 원로·중견·신진 작가와 지역활동 작가 등을 고루 선정했다.

# 청소년들도 창작 웹툰으로 펼쳐내는 독립운동가의 삶

재단은 독립운동가 웹툰 프로젝트의 연계 행사로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함께 청소년 창작 웹툰 공모전을 열었다. 독립운동을 주제로 모두 25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은수미 시장은 축사를 통해 "국내 최초 웹툰으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명하는 사업을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이 함께 하고 있다"며 "이번 공모전 역시 세대를 넘나드는 소통과 공감으로 우리의 역사, 현재,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였고, 우리 청소년들의 꿈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출품작 중에는 그동안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여성·학생 독립운동가와 독립군 가족 등에 주목한 작품이 많았다. 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신선한 작품들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루다 작가의 ‘나비(가네코 후미코)’
이루다 작가의 ‘나비(가네코 후미코)’

고등부 대상작인 ‘AN UNSUNG HERO:알려지지 않은 영웅(김규빈/한국애니고)’은 임시정부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수차례 압록강을 건넜던 독립운동가 정정화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웹툰 속 주인공 학생이 정정화의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 잘 알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중등부 대상 수상작 ‘알려지지 못한 독립운동가, 권기옥(한가영/중산중)’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이자 임시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독립운동가 권기옥의 생애를 담고 있다.

초등부 대상작인 ‘그들을 기억해 주세요(전영은/강남초)’는 독립군의 가족으로 군복을 만들게 된 16세 소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묵히 조국의 독립에 힘을 보탰던 소녀를 웹툰으로 그려냈다.

고등부 대상 김규빈 학생은 "정정화 선생이 임시정부 수립과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여성이란 이유로 살림꾼 정도로 표현되는 것이 아쉬워 용기 있고 대담한 여성으로 정정화 선생을 표현했다"며 "우리의 역사와 많은 독립운동가를 잊지 않는 후손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명숙 대표이사는 "공모전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겨 더욱 희망찬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며 "내년 1월까지 연재 예정인 독립운동가 웹툰에도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사진= <성남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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