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두고 ‘물갈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좌진 대상 국회의원 최종평가 방법 설명회를 연다.

의원 평가를 위한 실무 준비를 할 보좌진에게 새로 적용되는 평가 방법과 기준을 알리는 자리로 이날 이후 보좌진들은 설명회 내용을 토대로 자료 마련 등 평가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보좌진이 실무 준비를 완료한 이후 실제 평가는 오는 11월 시작된다.

당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원회는 11월 5∼14일 의원들에 대한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의원들이 무작위로 선정된 복수의 동료 의원들에 대한 평가 설문지를 작성한 이후 밀봉해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미 마무리된 중간평가와 이번 최종평가, 12월 초 이뤄지는 지역 유권자 안심번호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평가위는 총선 100일 전인 1월 초 평가를 완료해 현역 의원 중 ‘하위 20%’를 가리게 된다.

민주당이 지난 7월 중앙위원회에서 확정한 공천룰에 따르면 현역 의원 중 평가 하위 20%는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20% 감산 페널티를 받는다.

당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의정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중진들이 대거 ‘하위 20%’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중도층 이탈 조짐이 나타나자 당내에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물갈이’ 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 곳곳에서 ‘물갈이’로 읽히는 사전 정지작업이 감지된 가운데 지지도 하락으로 촉발된 위기감이 공천 물갈이 강도를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당내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면 중진들을 중심으로 용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어 현재 불출마가 거론되는 이들 외에 불출마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을 것이란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절박한 상황이 닥치면 공천개혁 요구도 더 커질 것"이라며 "개혁적 인물을 내세워 잃어버린 중도층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대 총선 공천에서는 민주당 19대 의원 108명 중 36명이 공천에 탈락해 물갈이 비율이 33.3%였다.

이번 총선에서도 자발적 불출마자 10여 명과 현역의원 중 ‘하위 20%’ 20여 명 등이 모두 교체된다면 물갈이 의원 수는 30여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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