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와 여포가 서주 땅을 차지하려 다툴 때였다. 이 무렵 유비는 조조의 후원을 받고 있었으나 여포는 고립무원 처지였으므로 몹시 절박한 상황이었으므로 죽기살기로 공세를 취해 유비가 어쩔 수 없이 패해 달아났고 그의 가속들은 여포의 포로 신세가 되고 말았다. 

미축이란 인물이 여포에게 호소했다.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사내대장부는 적의 처자를 죽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늘날 장군과 천하를 다투는 상대는 조조 아니겠습니까. 유비공은 조조의 요구에 부대끼다가 하는 수 없이 장군에 맞선 것이니 해량해 주십시오."

여포는 이를 받아들여 유비의 가속들을 편히 지내게 배려해 줬다. 배신자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의 여포가 진정 그런 덕목을 지녔다고 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장래를 대비한 수작의 하나였는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당사자와 맞서 싸울지라도 그 가족이 위해를 끼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배려해주는 것은 아름다운 자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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