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다수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에서 대형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지는 이미 오래다. 김포의 상가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화재가 발생, 90대 노인 등 2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쳤다. 요양병원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이 많아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휠체어 사용 등으로 민첩하게 대피할 수가 없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화재사고의 경우에도 대피가 늦어 피해가 컸다고 한다. 평소에 화재 발생에 대비한 대피시설과 화재 진압 장비 확보가 시급히 이뤄져야 하겠다. 

특히 소방력 출동에 앞서 초동에 진화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의 작동 여부야말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지만 소방 당국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안전점검을 위해 전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병원 측이 수동으로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당국의 확인 결과 비상벨만 울리고 의무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작동이 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한다. 의문스러운 점은 이 요양병원의 경우 지난해 11월 소방점검 당시 스프링클러에 대한 검사도 마쳤다고 한다. 정작 화재 발생 시 작동이 안 됐다면 점검이 허술했다는 얘기다. 강화됐다는 소방점검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 참사의 경우와 지난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등의 경우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건물 화재의 경우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해도 웬만한 불은 발화 초기에 진화가 가능하다. 끊이지 않는 화재 사고다. 화재 발생 후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부분은 주의 태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나곤 한다. 화재 위험 요인들을 사전에 철저히 관리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화재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사후약방문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이다. 병원뿐만 아니다. 다중이 집합하는 건물에 대한 철저한 화재 안전 진단이 시급하다.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모두의 의식 대전환으로 다시는 후회를 뒤에 남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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