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공유, 자긍심 고취, 동문 유대 강화, 모교 발전 기여.’

올해 설립 50주년, 개교 40주년을 맞은 국립인천대학교가 대통합의 원년으로 삼아 유례없는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969년 설립된 인천전문대, 1979년 개교한 인천대학교. 두 대학이 2010년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됐다. 이제 두 대학은 역사를 공유하게 됐고, 같은 이름 아래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기 시작했다.

인천대학교총동문회는 이러한 의미를 17만 동문과 1만9천 재학생들에게 알리고 인천전문대와 인천대의 정통성을 존중하며 함께 힘을 모으자는 의미를 되새기고자 ‘국립인천대학교 설립 50주년, 개교 4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KBS 열린음악회’를 준비했다.

인천대 동문과 재학생들에게 대학 대통합 비전을 공유하고, 자긍심을 높여 인천대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부상하는 그날을 항상 가슴에 새기며 이번 행사의 총책임을 맡은 이재영(56)인천대학교총동문회장을 만났다.

# 동문·후배들과 늘 함께 하고파

올해 ‘인천대 설립 50주년, 개교 40주년’이라는 타이틀 아래 모든 구성원들은 가슴에 이를 기리는 배지를 달고 있다. 이재영 회장 역시 정장 양복 옷깃에 ‘5040인천대학교’의 의미를 새긴 배지를 달고 의미 있는 행사 준비를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

이 회장은 ‘국립인천대학교 설립 50주년, 개교 40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를 꾸려 6월부터 행사를 준비해 왔다.

하지만 행사 준비는 시간적 문제와 동문 결집 문제로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 알았는지 대학 측에서도 조용히 준비했지만, 동문회는 그럴수록 ‘5040’이라는 의미를 저버릴 수 없었다. 

결국 동문회와 대학이 손잡고 27일 송도캠퍼스 대공연장을 비롯한 캠퍼스 일원에서 ‘홈커밍데이와 열린음악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접수 및 식전행사, 홈커밍데이, 축하공연 및 비전선포식, 교내 행진, 리셉션, 열린음악회 등으로 펼쳐진다. 특히 홈커밍데이는 동문들의 화합과 인천대를 위해 힘써 준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기획됐다.

행사는 ‘비전 공유, 자긍심 고취, 동문 유대 강화, 모교 발전 기여’를 모토로 약 2천 명의 동문과 재학생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이재영 총동문회장은 "보통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있었어야 했는데 이번 행사는 4개월여의 짧은 준비가 못내 아쉽다"며 "또 17만 동문들과 다함께 하는 행사가 되길 바랐는데 데이터베이스 정리 부족,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이유로 동문들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행사 준비 동안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지속적으로 동문 찾기를 이어가면서 앞으로는 10년 단위로 기념하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늘 함께 할 수 있는 통합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17만 동문이 하나로 힘을 합쳐 자랑스러운 모교에 더욱더 기여할 수 있다면 후배 재학생들의 꿈을 응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통합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국립인천대학교 설립 50주년, 개교 40주년 기념 홈커밍데이&KBS 열린음악회’를 비롯해 오는 10월 21일 잭니클라우스CC에서 열리는 ‘동문골프대회’, 10월 말 대학 대운동장에서 펼쳐질 예정인 ‘INU한마음체육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동문 결집을 이어갈 예정이다.

# 동문의 역할은 ‘든든한 후원자이면서 버팀목’

올해 1월부터 인천대총동문회장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재영 회장은 그동안 많은 행사를 찾아다니면서 인천대를 알리고, 또 동문 결집에 힘을 쏟았다.

그는 "동문회장의 역할은 17만 동문들을 결집하고, 동문들이 후배 재학생들의 본보기가 돼 후원하고 버팀목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동문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장학사업’을 꼽았다. 이를 실천에 옮기는 방법으로 동문들의 공유와 소통을 말한다. 그동안 지역적 한계로 동문들 결집이 어려웠다. 동문들의 활발한 교류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대학을 생각하고, 그렇게 되면 동문들의 마음을 한곳에 모을 수 있어 대학 발전과 후배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동문들의 참여 및 조직 체계화를 통해 장학사업 또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동문회의 존재 이유는 모교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가능케 하려면 동문회 조직이 중요한데, 우리 동문회는 구심점이 약한 편이다. 곳곳에 흩어진 동문들을 찾아서 인천대 동문 깃발 아래 모일 수 있게 하는 일, 그게 바로 나의 역할이자 동문회의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발전에도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인천대는 인천시민들과 함께 빚은 대학인 만큼 동문회와 대학이 가진 재원들을 인천시에 환원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 기초학문 토대로 지역화·글로벌화

이 회장은 학문의 기초인 인문학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기초학문의 등한시로 대학이 서열화된다. 공교육을 죽이고 대학이 서열화된 나라는 발전이 없다. 1등만 알아주는 시대의 미래는 불행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회장은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풍성한 꿈과 원대한 포부를 갖기 때문이다. 결국 기초학문을 토대로 지역과 연대하고 글로벌화로 이어진다면 꿈을 이루고 인류 발전의 깃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천대의 시립화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함께 일궈 낸 기적적인 성과였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학원민주화를 이룬 덕에 ‘인천대 학원민주화기념사업회’가 발족되는 등 역사와 미래가 아주 밝은 대학이 인천대라고 자랑한다.

이 회장은 "역사는 현재의 거울인 동시에 미래의 안내자"라며 "학교의 건강한 발전과 눈부신 도약을 위해서는 학교의 역사부터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인천대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바로 알고 자긍심을 가진다면 분명 인천대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 수 있다"며 "아마도 그 영광은 지금의 후배들이 누릴 것이니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항상 도전하고 개척하길 바란다"고 대학과 재학생들에게 당부했다.

# 인천대 산증인 이재영 회장

제16대 총동문회장으로 선출된 이재영(법학대 83학번)회장은 남다른 뜨거운 각오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1980년대 초 학원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인천대는 사학에서 시립화를 거쳐 국립대가 된 특수 케이스다. 특히 인천대가 시립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던 학원민주화운동은 학생들과 인천시민들이 힘을 합쳐 탄생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다. 그래서인지 총동문회장이 되자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내 머리를 스쳐 갔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 회장이 인천대에 입학했던 1983년은 사회적으로는 신군부에 대항하는 민주화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었고, 학교 내부적으로는 선인학원 설립자의 각종 비리 및 전횡으로 학원민주화운동이 태동했던 시기였다.

1985년 제2대 총학생회장으로 추대됐던 이 회장은 학원민주화와 재단 정상화를 위해 항상 선봉에서 학생들을 이끌었고, 이는 1986년 ‘인천 5·3민주화항쟁’과 맞물려 더 뜨겁게 타올랐다. 5·3항쟁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다음으로 컸던 민중 투쟁이었으며, 시위 현장에는 인천대 학생들도 늘 함께 했다. 그해 10월 인천대에 무기한 휴교령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마침내 선인학원 사태가 표면화됐다.

그는 "이후 인천지역 각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인천대의 민주화 및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이 펼쳐졌고, 인천시민들은 인천대 시립화와 공립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까지 전개했다. 10만 명 이상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대는 투쟁 13년 만인 1994년 시립대로 거듭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 앞에 이 회장이 있었다.

이 회장은 "동문들은 개교 40주년을 맞아 펼쳐지는 잔치에 많이 참석해 회포도 풀고, 아쉬움과 섭섭함을 달래길 바란다"며 "후배 재학생들도 많이 와 동문들이 얼마나 모교를 사랑하는지 느꼈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이어 "이날 한 번 제대로 결집해 인천대가 어떤 대학인지를 시민들과 전국에 알렸으면 한다"며 동문들과 후배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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