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배 한국발전기술(주) 영흥사업소장
노동배 한국발전기술(주) 영흥사업소장

평화롭게만 보이는 푸른 숲도 안에 들어가 보면 고사한 고목더미와 비탈길들, 미끄러져 빠질 수 있는 웅덩이 등 위험요소들이 있듯이, 겉으로 깨끗하고 웅장한 화력발전소에는 석탄 취급설비라는 웅덩이가 있다. 

위험하고 일하기 힘든 이 장소가 바로 나와 우리 회사 직원들이 발전회사의 협력사로서 땀 흘려 일하는 곳이다.

안타깝게도 작년 12월 태안화력의 이와 같은 장소에서 우리 회사 직원이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다시는 절대로 그런 불행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내가 근무하는 영흥화력의 확고한 안전 경영체제를 전파하고 싶다.

영흥화력은 지난해 중반부터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발전소를 들어서기 전부터 정문 앞의 대형 전광판에 안전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계속 방영되고, 발전소 내는 들어서기가 무섭게 ‘안전은 규칙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등의 플래카드가 펄럭이고, 건물 벽면은 물론 가로등까지 전부 안전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문구로 도배됐다. 

이렇게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 변한 것이 아니다. 발전설비 깊숙한 곳까지 위험설비 개선과 유해요소 제거 작업이 이뤄지고, 강화된 안전교육을 기본으로 안전관리 상벌점제, 불안전 작업장 신고제도, 강력한 One Strike Out 제도, 근로자와 함께하는 안전협의체 운영, 근로자 휴게시설 확충 등 안전보건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안전사고 없는 사업장을 지향하고 있다. 

나는 수시로 여러 안전회의 및 교육에 소집돼 안전관련 지식을 전수받고 주변에 강제 전달을 요구받고 있으며 "고소작업 시 안전고리를 반드시 체결하세요! 지정된 장소 외에서는 절대 금연입니다! 회전하는 설비에는 절대 접근하지 마세요!" 등 이제는 우리 회사 직원들은 물론이고 주변의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안전수칙 준수를 강제하는 것이 생활화돼 있다.

우리 직원들은 근무하면서 위험을 느끼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불안하거나 위험하면 발주사에 Safety Call을 하고 위험이 개선될 때까지 작업을 거부한다.

이와 같이 영흥화력은 협력사의 안전할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우리는 충분히 이 권리를 누리고 있다.  

나와 우리 회사 직원들은 협력사 근로자라는 생각을 잊고 있을 때가 많다. 영흥화력에 근무하는 모든 협력사의 관리감독자와 안전관리자는 발주처인 영흥화력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와 동일한 복장(조끼, 안전모 등)을 하고 현장점검을 하며, 영흥화력에서 하는 안전행사와 안전교육, 안전제도들을 동일하게 적용받고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같이 한 장소에서 근무하는 동료이며, 안전고리로 연결된 동지이다. "안전은 동행이다." 나 혼자 안전할 수는 없다. 영흥화력과 협력회사 직원들은 모두 서로의 안전을 생각하며, 안전한 발전소라는 명예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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