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인근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사례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26일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 인근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사례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와 인천 강화 등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발병, 확진되기 이전에 이미 타 지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전문가들이 지적하면서 사태 수습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양돈수의사회 소속 한 수의사는 26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최장 19일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첫 발병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즉 방역대가 투입되기 전에 이미 바이러스가 타 지역까지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가축 간 직접 접촉 외에도 오염된 사료 및 도구, 차량 등 비생체 접촉 매개물을 통해 전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로,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잠복기인 바이러스가 첫 발생 이전에 타 지역으로까지 이미 확산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확산된 바이러스가 잠복기를 거쳐 순차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지난 17일 처음 확진 판정이 이뤄진 이후 당국이 방역활동에 돌입했음에도 추가 발병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25일 강화군 삼산면 소재 돼지농장의 의심신고에 대해 26일 확진 판정이 이뤄진 데 이어 이날 양주시와 연천군, 강화군에서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세가 좀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17일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처음 확진이 이뤄진 이후 18일 연천군 백학면, 23일 김포시 통진읍, 24일 파주시 적성면·인천 강화군 송해면, 25일 인천 강화군 불은면에서 연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진이 이뤄지면서 이날 현재 경기도 및 인천 강화에서 총 7건의 확진 사례가 퍼지는 양상이다.

또한 이날 오전 양주시와 연천군, 인천 강화읍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가 1건씩 접수돼 정밀검사 중이다. 3곳 모두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농장은 10곳으로 늘게 된다.

수의사의 주장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최초 발생 이전부터 이미 바이러스가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을 경우 그동안 잠복기에 있던 개체들에서 연쇄적인 추가 발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다른 수의사는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발생하게 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신고에 의존한 발병지역을 중심으로 방역을 진행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고 이후 이뤄지는 방역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보다 심도있는 원인 규명을 통해 효율적인 방역 방안을 강구해야 추가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하연 기자 l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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