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미추홀콜센터 인천지역노조회원들이 2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미추홀콜센터에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을 전가한 것에 대해 규탄하며 콜센터 상담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ilbo.co.kr
민주노총 미추홀콜센터 인천지역노조회원들이 26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가 미추홀콜센터에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을 전가한 것에 대해 규탄하며 콜센터 상담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ilbo.co.kr

인천시가 최근 마무리된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민원처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2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수 민원이 처음 발생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도 시와 주민센터 등 관계 기관들은 쏟아지는 민원을 미추홀콜센터로 떠넘겼다"며 "이는 곧 시민 불편 및 콜센터 상담사들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구와 중구 등 지역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구청이나 주민센터 등으로 시민들의 문의가 오면 이들 기관은 "미추홀콜센터에 전화하라"고 이관시켰다는 주장이다. 붉은 수돗물 피해 민원 접수 안내에도 "자세한 내용은 시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미추홀콜센터(☎120)로 전화 문의하라"고 표기돼 있다.

민원처리가 이관되려면 관련 대응 매뉴얼도 함께 전달돼야 하지만 이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등으로부터 특별한 공지를 받지 못한 콜센터 상담사들은 시민들에게 확답을 줄 수 없었고, 결국 시민 불만과 일부 악성 민원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담당 부서 번호는 공개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다 상담사들은 안내 내용이 숙지되지 않아 민원처리가 지연되는 일이 많았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우리는 책임이나 권한이 없는 상황인데, 해당 부서에서는 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된다는 등의 매뉴얼을 공지해 주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고, 붉은 수돗물 피해로 인한 시민들의 분노는 고스란히 상담사에게 집중됐다"고 토로했다.

붉은 수돗물 피해 접수가 마무리된 8월 30일까지 미추홀콜센터로 몰린 민원은 총 4만1천790건이다. 여기에 최근 피해 접수 기간이 연장되면서 콜센터는 상수도팀 상담사뿐 아니라 다른 팀의 상담사까지 동원해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이들은 "긴급한 상황에서 상담사들에게 시정 주요 정보도 공유하지 않으면서 매일 전화응답률과 같은 수치로 평가하는 등 인권 보호나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도 등은 상담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악성 민원에 대해 경고 멘트 후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인천도 상담사들의 안정적인 근무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적수 사태는 기존에 없었던 상황으로, 미리 만들어진 답변만 없었을 뿐 이후 콜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궁금증이나 민원은 바로 취합해 대응 내용을 만들어 전달했다"며 "처우 개선 문제는 현재 상담사들의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말까지 타 지역 사례 취합 등 다방면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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