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항고등학교 강당에 공기정화순환시설이 설치돼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인천인항고등학교 강당에 공기정화순환시설이 설치돼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축제일이라 강당 안에 사람도 많고 먼지도 일어 무척 건조하고 답답했는데, 어느새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로 바뀌니 기분이 매우 좋아요."

지난 27일 오전에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인항고등학교 강당에서는 현란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소리 속에서 수많은 인파가 부산스레 움직였다.

인항고 축제였던 이날 강당 안에는 재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와 교사, 내외 귀빈 등 많은 인원이 함께 모여 공연을 관람했다.

환경부 대기환경정보(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 지역의 야외 초미세먼지 농도는 10∼12㎍/㎥였으며, 미세먼지 농도는 28㎍/㎥ 안팎을 나타냈다.

같은 시간 학교 강당 내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0∼48㎍/㎥를 기록했다. 미세먼지 농도 또한 최고 89㎍/㎥ 수치를 가리켰다.

학교 축제가 진행 중이던 강당의 공기 오염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지역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인항고 강당에도 그동안 미세먼지를 정화해 줄 수 있는 공기정화순환시설이 없었다. 오랜 시간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왔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교육행정이 현장의 목소리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인항고는 올해 축제만큼은 깨끗하고 시원한 강당에서 즐길 수 있었다.
 

인천인항고등학교 3회 졸업생이자 공기기술 전문기업인 올스웰 강연수 대표이사가 모교 축제에 맞춰 새롭게 개발된 공기정화순환시설을 기증했다.

인항고 3회 졸업생이자 공기기술(AT) 전문기업 올스웰을 이끌고 있는 강연수(45)대표이사가 축제에 맞춰 모교에 1억7천만 원 상당의 공기정화순환시설을 기증한 것이다.

기증된 공기정화순환시설은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는 설비로, 강당 천장에 설치된 덕트 배기구를 통해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이산화탄소 등을 빨아들여 정화설비를 거쳐 반대쪽 급기구로 밀어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날 공기정화순환시설 가동 후 1시간여 만에 자체 조사에서 초미세먼지 농도와 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10㎍/㎥, 20㎍/㎥가량 떨어진 것으로 측정됐다.

축제에 참가한 한 재학생은 "평소 강당에서 행사를 하거나 체육 수업을 받다 보면 환기가 잘 안 돼서 숨 쉬기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며 "공기정화순환시설을 켜고 축제를 진행했는데, 많은 사람이 폐쇄된 공간 안에 있어도 공기질이 오히려 야외보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연수 대표이사는 "새롭게 개발한 공기정화순환시설을 모교에 설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공기기술 전문기업으로서 학교 강당을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사람들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의 자체 검사와 별도로 환경부 인정 공기질 측정업체인 ‘FITI시험연구원’에서 측정을 시행했고,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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