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도시 바람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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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시 바람길 숲
곽남현 인천시 녹지정책과 도시녹화팀장/조경학 박사
  • 기호일보
  • 승인 2019.10.01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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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남현 인천시 녹지정책과 도시녹화팀장
곽남현 인천시 녹지정책과 도시녹화팀장

인천은 항만, 화력발전소, 산업단지 등이 있어 대기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기반시설이 많은 산업도시다. 급격한 도시 발달로 인한 도시 열섬화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미세먼지는 뇌혈관, 호흡기 질환, 특히 심장 혈관계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고령자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최근 온열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시민 건강과 지속 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서는 폭염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도록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천시에서는 기후조절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 바람길 숲’을 조성한다. 

‘도시 바람길 숲’은 도시 외곽의 산림으로부터 차고 신선한 공기를 도시 내부로 끌어들이자는 개념이다. 도시 외곽에 있는 산림이 ‘바람 생성숲’이 되고, 도시 내 거점 숲으로 ‘디딤숲과 확산숲’을 만들며, 생성숲과 거점숲을 연결하는 ‘연결숲’을 조성해 도시 내에 맑은 공기를 순환시키자는 계획이다.

바람길 개념은 1970년대 독일 Kress가 처음 사용한 ‘Ventilationbahn’이라는 독일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도시계획에 바람길 개념을 도입하고 실천한 독일 남부의 대표적 산업도시, 슈투트가르트시(Stuttgart)의 사례를 살펴보면, 도시계획에 기후 지도를 반영해 건축물 등 도시 구조물의 입지 가능 여부를 판단했고, 도시 전체적 관점에서 입지가 가능한 지역과 불가능한 지역을 구분해 냈으며, 건축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바람길 활용에 대한 기본지침을 제시했고, 도심 인근 구릉지에 건축행위 금지, 시가지 바람길 지역의 건축물은 5층 이하, 건물의 간격은 3m 이상으로 이격시켰으며, 바람길인 대도로와 공원은 100m 폭으로 확보하고 녹화했다. 산림에 바람 통로를 조성하고, 키 큰 나무를 밀도 있게 심어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고이는 ‘공기댐’을 만들었다. 또한, 도심 내 8㎞의 ‘Green-U forest’를 조성해 강한 공기의 흐름을 확산시켰다. 그리하여 시간당 1억9천㎥의 차고 신선한 공기를 도심 내부로 유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우리 인천은 과연 어떨까? 도시 바람길 숲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추진 과정에서 인천 도심 내부를 살펴보니, 인천의 도시계획과 도시의 구조상 슈투트가르트시처럼 도시환경을 개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에 인천시에서는 바람길 숲 조성을 위해 기후톱(Klimatop)지도 분석, 바람길 형성기능 평가, 바람 유동 모델링 분석 등을 진행한다. 분석을 통해 인천 바람길의 선형을 정하고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다. 하지만, 인천은 슈투트가르트시나 여느 대도시처럼 도시 외곽에 산림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한남정맥과 S자 녹지축이 도심을 관통하고 있고, 해안과 접해 있을 뿐이다. 인천 바람길 숲은 도심을 관통하는 S자 녹지축으로부터 차고 신선한 공기를 끌어 들여야 하는데, 분석 결과 주로 교통량이 많은 간선도로가 바람길 숲이 필요한 지역이었다. 

광로의 차선을 줄여 중앙분리대 녹지를 만드는 도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도로·교통 관련 부서에서는 교통대란에 따른 시민 불편과 민원 발생을 염려한다. 도로를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교통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도로 다이어트 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인천은 도시계획과 도시 구조상 바람길 숲 조성을 위한 가용지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도로 다이어트가 불가능하다면 선형으로 도시 바람길 통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이면 도로를 선정해 용도를 녹도로 바꿔 신선한 바람을 끌어들이고 사람이 보행할 수 있는 연결숲을 조성하는 대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선 선형 공간인 철도 유휴 부지 등을 바람길 숲으로 조성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 인천 시민들은 녹지량이 많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시처럼 ‘쾌적한 도시, 인천’에서 건강하게 100살까지 오래도록 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과감하게 녹지량을 확충하는 정책을 펼쳐 시민의 건강을 오래도록 지켜 주는 것이 시민을 위한 선투자 개념의 ‘진정한 복지 정책’임을 간과해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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