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122분 / 액션 / 15세 관람가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조커’는 희대의 악당 조커의 탄생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에서 코미디언을 꿈꾸는 고담시의 광대 아서 플렉은 거듭된 좌절을 맛보며 악당 조커로 변모한다. 조커의 삶은 멀리서 봤을 땐 다른 사람을 웃기고 즐겁게 하는 어릿광대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의 삶은 우울과 극단적 감정 사이에서 종잡을 수 없는 폭풍에 휩싸여 있다.

거기서 다시 한 층 더 들어가면 ‘해피’라는 가짜 이름으로 포장한 채 숨겨 온 분노와 절망, 슬픔이 담겨 있다. 어릿광대의 거짓 웃음 속 자신을 가려 온 비극과 광기의 장면이 관객에게 가져오는 아이러니는 말 그대로 폭풍과도 같다. 그렇기에 아서 플렉의 발작적인 웃음을 보며 정반대의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DC 시리즈 사상 가장 어둡고도 두려운 작품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격정적이다. 

영화 ‘조커’는 코미디영화 ‘행오버’ 시리즈의 토드 필립스 감독이 연출과 각본, 제작을 맡았다. ‘스타 이즈 본’으로 감독 데뷔에 성공한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제작에 참여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현실로 끌어낸 어둡고 광기 넘치는 고담시의 조커를 인간적이면서도 역설적이지만 아름답게 그려 낸다.

이 영화에서는 앞서 조커가 등장한 작품인 배트맨(1989), 다크나이트(2008)와는 또 다른 그를 만날 수 있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외형의 악당이자 차가운 광기를 간직한 조커가 왜 악당이 됐는지를 최초로 설명하고 있다. 그 설명은 굉장히 인간적이고, 또 설득력 있게 표현된다. 불안정한 사회 안에서 아서 플렉이 겪는 일들이 때로는 동정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자신의 고통을 타인에게 풀어내는 잔혹성은 또 다른 공포로 다가온다.

결국 아서를 통해 나타나는 ‘조커’는 연민과 공감이 결여된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아서는 그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하지만 연민과 공감이 결여된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비웃는다. 사회적 부적응자로 보이면서도 꿈이 절박한 남자 아서. 그런 그가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접어들면서 진짜 내면을 드러내는 순간, 관객들은 아서를 ‘조커’로 기억하게 된다. 영화 ‘조커’는 2일 개봉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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