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면서 경기도내 공공택지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도내 미분양 토지들은 여전히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LH가 지난달 일반 매각(추첨)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 ‘안성아양 B-3-1블록 공동주택용지’가 유찰됐다. 단 1개의 업체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건설업체들의 외면을 받았다.

‘안성아양 B-3-1블록’이 유찰된 것은 지난해부터 총 3번째다.

안성아양 B-3-1블록은 전용면적 60∼85㎡ 규모의 아파트 총 288가구를 지을 수 있다. 공급금액은 222억 원이며, 토지 사용 시기는 오는 11월부터다.

특히 LH는 해당 토지에 5년 무이자 분할납부 조건을 제시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지난해 초부터 ‘안성아양 B-3-1블록’은 ‘안성아양 B-2블록’을 묶어서 주택개발리츠 방식으로 주인 찾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분양성 부족 우려에 단 1개 업체도 도전장을 던지지 않았다. 올 4월 공급공고를 내고 일반 경쟁 방식으로 주인 찾기에 재도전했지만 유찰됐으며,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건설업체들이 해당 토지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각한데다 향후 인구 유입을 이끌 교통호재 등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통계에 따르면 안성아양지구가 속한 안성시의 미분양 물량은 1천111가구에 달한다. 이는 경기도에서 평택시(2천213가구), 화성시(1천738가구)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도내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향후 수요 증가를 이끌 호재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외면한 것 같다"며 "게다가 해당 토지는 가구 수가 288가구에 불과하는 등 규모도 아주 작은 편이어서 업체들의 외면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LH로서도 해당 토지를 비롯한 일부 악성 미분양 토지들은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김포마송 B1블록’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된 토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입찰 참가 자격 및 대금 납부 조건 완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업체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면서 LH 입장에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LH 경기본부 관계자는 "최근 2기 신도시의 잔여 토지 등 공공택지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화성동탄(2), 파주운정 등 인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으로 양분화되는 모습"이라며 "내부 검토를 통해 향방을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