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환 부천소사경찰서 112종합상황실
장기환 부천소사경찰서 112종합상황실

1957년 서울과 부산에 112 비상통화기 설치와 함께 시작된 112 신고 시스템은 현재, 각종 사건·사고접수 시스템과 지휘·통제·통신(C3)이 합쳐진 시스템으로 경찰통신망과 첨단 IT를 통해 초동대응 시간을 최소화하는 긴급 신고 대응시스템으로 발전, 명실상부한 국민의 비상벨로 자리 잡았다. 현재 각 시도 지방청별 112 신고 접수 및 지령을 하는 지방청 112종합상황실이 1개소씩 총 17개소 설치, 각 서로 접수된 사건을 지령하는 경찰서 112종합상황실이 각 서마다 설치 운영되고 있다.

경기남부청에서만 한 해 약 327만 건, 하루 약 9천 건, 매 1분에 6건의 112 신고가 접수·처리되고 있다. 높아만 가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끊임없이 접수되는 112 신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12 신고를 코드별로 구분해 그 경중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대응하고 있다. 또한 지오프로스(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를 활용해 112 신고 발생내역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112 신고 발생 예방 및 신속 대응을 위해 순찰선을 개선하는 등 신속한 112 신고 출동을 통한 치안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신고가 초를 다투는 112신고 출동 경찰관의 발목을 붙잡아, 다수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을 뿐 아니라 긴급한 신고를 하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8년 한 해 경기남부경찰청에서는 약 800명의 112 허위 신고자에 대해 입건 또는 경범죄로 처벌했고, 그 중에는 수십 차례 신고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허위신고 동기는 보복, 염세, 악감정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대부분을 차지하는 68.6%(546건)가 주취상태 또는 장난에 의한 별 이유 없는 신고였다.

얼마 전 서울시내 중요 건물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거짓말로 허위 112 신고를 유도한 40대에게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한 사람의 거짓말로 인해 경찰 19명, 소방 38명, 군인 25명이 출동해 3시간가량 폭발물 수색을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었다. 그 3시간 동안 그 건물에 있던 사람들의 놀라움이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 신고를 처리하는 동안 다급하게 112 신고를 하고 경찰관을 애타게 기다렸을 또 다른 신고자들의 타버린 속은 누구에게도 보상받지 못했다. 허위신고는 경찰의 출동시간 단축 노력을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불이익은 고스란히 다른 국민들의 몫인 것이다. 최근 어느 유튜버가 동영상을 보다 실감나게 만들기 위해 허위로 112 신고를 해서 경찰관이 출동하는 장면을 동영상에 넣은 사실이 알려져 경찰관 및 일반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어떠한 신고도 중요하지 않은 112 신고는 없다. 크고 작은 모든 신고를 내 이웃· 내 가족의 일처럼 신경 쓰고 있는 112가 국민의 비상벨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경찰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허위신고를 예방하는 국민의 노력도 필요하다. 허위신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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