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 DNA 분석 (PG) /사진 = 연합뉴스
과학수사 DNA 분석 (PG) /사진 = 연합뉴스

33년간 미제로 남아 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경찰 과학수사를 통해 범행을 자백하면서 그동안 경기도내에서 발생한 다른 미제사건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비약적으로 과학수사가 발전하면서 자칫 미제로 남을 뻔했던 강력사건이 잇따라 검거됐기 때문이다.

2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는 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자신의 DNA가 발견되면서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됐다. 이는 검찰이 2010년부터 시행된 DNA 신원 확인 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살인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11개 범죄군 형확정자의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검찰은 2011년 10월 다른 사건으로 붙잡힌 이춘재에게서 DNA 정보를 채취해 이듬해 1월 DB에 등록했다.

이번 사건처럼 DNA를 통한 강력범죄 수사는 범인을 찾아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7년 수원에서 발생한 ‘카페 여주인 살인사건’도 이 중 하나다.

그해 4월 24일 오전 6시께 수원시 매탄동 한 카페에서 여주인 이모(당시 41세)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당시 범인을 잡지 못해 장기 미제사건으로 분류됐다가 6년 뒤인 2013년 7월 수원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을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박모(35)씨가 구속되면서 단초가 풀렸다.

경찰은 카페 여주인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박 씨의 DNA가 나온 점을 확인했다. 검찰도 사건 현장에서 나왔던 피 묻은 휴지에서 숨진 이 씨와 박 씨의 피가 함께 섞여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

오산 백골시신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6일 오산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된 시신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을 통해 고도의 충치가 있고 15~17세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단서를 잡았다. 경찰은 15개 항목에 해당하는 인물 리스트 3만8천여 명을 추리고 이 중 피해자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유류품으로 확보한 증거물과 동일한 검은색 반지를 낀 A(당시 17세)군의 SNS를 발견했다.

경찰은 즉각 해당 가족 DNA를 확보해 이를 대조, 둘이 일치한다는 결과를 받고 피해자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A군의 행적 조사를 통해 용의선상에 올려 둔 인물이 사용했던 차량 트렁크에서 나온 미세한 혈흔에서 숨진 A군의 DNA가 검출되자 경찰은 추궁 끝에 범인을 검거했다.

이처럼 도내에서 과학수사로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이 해결되면서 남아 있는 미제사건 수사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 각 지방경찰청의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에서 수사 중인 미제 살인사건 268건 가운데 서울이 59건으로 가장 많으며 경기남부(38건), 부산(26건) 등의 순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과학수사 기법이 발달하면서 그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며 "미제사건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중요 강력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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