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도시미관 개선과 광장 내 상행위 예방을 위해 수억 원을 들여 추진한 고읍광장 재조성사업이 오히려 광장 활용도를 떨어뜨려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3일 시에 따르면 사업비 3억1천여만 원(시비 70%·도비 30%)을 투입해 광사동 625번지 일원 3천400여㎡ 규모의 고읍광장을 지난 6월 리모델링했다.

사업은 도심 내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녹지대 면적을 확대하고 미세먼지 저감, 도시열섬 완화 기능 강화, 소음 감소, 대기정화 효율 향상 등을 목표로 추진됐다.

시는 2016년부터 공원 내 노상테이블 영업 등 상행위로 인해 지속 발생하는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

민원 초기에는 대형 화분을 배치해 상행위를 차단했지만 이동 불편을 초래한다는 역민원이 제기되자 도가 공모한 생태적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광장 재조성을 추진했다. 하지만 광장 전체에 수백만 원이 넘는 소나무를 식재하고 대형 석재와 벤치를 깔아놓아 사실상 광장이 아닌 공원을 만들어 버렸다. 광장 인근에는 시의 대표 근린공원 중 하나인 ‘하늘물공원’이 위치하고 있어 결국 공원을 중복으로 조성한 꼴이 됐다.

지역 행정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는 "하늘물공원에서 행사 등 다양한 활용을 하고 있는데, 자유롭게 통행하던 광장을 굳이 예산을 들여 공원처럼 만들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뿐만 아니라 해당 광장은 경사가 기울어져 있어 조성한 벤치를 활용하는 주민들도 거의 없고, 침엽수인 소나무 특성상 그늘이 지는 곳이 없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인근 상가 업주 A(34)씨는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광장을 공원화한 것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산간 태운 것 아니냐"며 "식당이 많고 버스정류장이 위치한 특성상 휴게공간을 확보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경쟁하듯 이뤄지는 상가들의 야외 상행위에 대한 단속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부득이하게 공원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양주=전정훈 기자 jjhun@kihoilbo.co.kr

김상현 기자 ks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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